윤기 나는 짙은 갈색이 챠-밍 포인트! Hello, Mr. Ba!
Aloha,
하와이 생활을 시작하면서 여러 곤충들이 두 팔 벌려 환영식을 해 주었지만 아직도 강렬하게 기억에 남는 분은 바로 바 선생님이십니다.
학기 시작한 지 첫 주, 비가 엄청 오던 저녁이었습니다. 부엌에서 살짝 얼린 파파야를 먹고 룰루랄라 신나게 방으로 가다가 난생처음 보는 최소한 엄지 손가락 만한 크기의 바 선생님을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그 자리에서 겁에 질리다 못해 얼어버렸고, 그 모습을 본 다른 친구가 재빨리 바 선생님을 제 눈앞에서 사라지게 해 주었습니다. 공포에 질려버리면 소리조차 안 나올 수 있다고 하던데, 정말 맞는 말입니다. 그날 이후로 바선생님들과 우당탕탕 하와이살이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바선생님들의 Fun Facts는 바선생님들과 시트콤을 막 찍기 시작하시는 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라며 적어두려 합니다.
오늘도 따뜻하고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Mahalo.
<바선생님들 Fun Facts>
1. 한국에서는 상상이 안 가는 바선생님들의 암벽등반 능력이 있어 웬만한 나무는 다 올라갈 수 있습니다.
제가 살던 곳은 6층이어서 비교적 높은 층이라 안심했었지만 나무 위에서 점프해서 날아오는 바 선생님들이 꽤 흔하게 볼 수 있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한 선배가 농담하길, 주변을 청결하게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근본적으로 하와이에서 바선생님들을 보지 않고 자유롭게 생활하려면 16층이 넘는 고층 아파트로 가야 한다고 했었습니다. 어쩌면 일리가 있는 농담일 것 같습니다.
2. 바 선생님들은 종이를 참 좋아합니다. 미술 보존과학 수업 시간에 벌레가 갉아먹은 흔적이 있는 종이 작품을 볼 수 있었습니다. 바선생님들 겉모습을 보면 엄청 와일드하게 종이를 드셨을 것 같은데, 생각보다 동글동글하게 귀여운 흔적을 남겨둡니다. 교수님께서 말을 안 해주셨으면 그냥 작은 벌레가 먹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넘겼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밖에서 가지고 온 박스들은 바로 버려야 합니다. 한국에서는 상상하기 어렵지만, 하와이에서는 꽤 자주 종이 상자에서 바선생님들이 빼꼼 고개를 내밀며 인사를 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혹시 집안 모든 곳이 청결한데 바선생님이나 그들의 알이 보인다면 종이 상자나 불필요한 종이들은 싹 과감하게 버리면 당분간 바선생님들과 인사할 일은 없습니다.
3. 우리 눈에는 잘 안 보이지만 집이나 방엔 생각보다 꽤 큰 틈들이 많이 있습니다. 혹시 벌레 때문에 골치라면 문틈과 창문틈 사이를 매워주는 Insect Door Screen이나 Door Seal (Suptikes Door Draft Stopper)를 사서 틈을 매워주면 99.9% 효과가 있습니다. 미국에 계신 분들은 아마존 (Amazon)에서 검색해 보면 다양한 상품들을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