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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빛나다 May 15. 2024

부모님의 가르침

우리 부서엔 2,30대의 동료들이 여럿 있다. 그들 중 가장 어린 친구는 20대 중반을 막 넘었는데 싹싹하고 센스가 넘치는 성격을 가지고 있다.

처음 이 친구를 보았을 때의 첫인상은 '말 걸기 어렵겠다'라고 생각할 정도로 무뚝뚝해 보였고 그에 맞춰 과묵한 모습을 여러 날 보니  다가가기 어려웠다. 그런데 나보다 먼저 이 부서에 근무했다고 말없이 챙겨주고, 궁금해하는 건 자세하게 알려주는 그의 모습에 내 특유의 살가운 말투(나는 알고 보면 외향적인 인간일 수도...)가 나오기 시작했고 어느새 나는 그를 엄청 친한 친구로 대하게 되었다.


"M! 나 막 출근했는데 지금 퇴근하고 싶어"


"어! 전 집 나올 때부터 퇴근하고 싶었습니다"


"... 네가 이겼다."


 말도 재밌게 하는 이 친구는 다른 부서에서 일하고 싶어 해 곧 있을 인사 시즌에 전출? 신청을 할 예정이다. 업무도 착착 해내고 동료들과 잘 어울리며, 모지란 선배(접니다.ㅜㅜ)도 귀찮아하지 않고 챙겨주는 참 좋은 사람. 그런 사람이 다른 부서를 신청하게 되면 그 부서에서는 이 훌륭한 청년을 이때다 하고 모셔가겠지 싶은 마음에 가 좀 더 이곳에 있어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불러본다.


"M.

나랑 여기서 조금만 더 일하자. 내가 열심히 할께(마지막 멘트... 진심어렸다)"


살짝 미소를 짓는 그의 표정에서 희망이 보인다.


"전 이미 마음 떠났습니다. 저는 다른 곳으로 가겠습니다."


"헐~ 고민하지도 않고 바로 대답하다니 너무 냉정한 거 아니야?"


그가 또 미소를 짓는다.


"거절해야 할 땐 단호하게 해야 한다고 부모님께 배웠습니다."


아! 거절할 땐 확실히 해야 한다는 부모님의 가르침. 너무 맞는 말씀이라 더 말 할 수가 없다.

그래 놔주마. 너는 어디를 가든 그곳에서도 잘 지내는 사람이겠지. 항상 응원할게


근데... 나는 그렇다 치고 팀장님이랑 과장님의 마음은 어떠실런지...(아직 미련이 남은 자의 깨끗하지 못한 마음.)


가만! 그러고보니까 우리 부모님도 내게 그렇게 가르쳐 주셨는데 단호하게 거절을 못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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