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빛나다 May 15. 2024

부모님의 가르침

우리 부서엔 2,30대의 동료들이 여럿 있다. 그들 중 가장 어린 친구는 20대 중반을 막 넘었는데 싹싹하고 센스가 넘치는 성격을 가지고 있다.

처음 이 친구를 보았을 때의 첫인상은 '말 걸기 어렵겠다'라고 생각할 정도로 무뚝뚝해 보였고 그에 맞춰 과묵한 모습을 여러 날 보니  다가가기 어려웠다. 그런데 나보다 먼저 이 부서에 근무했다고 말없이 챙겨주고, 궁금해하는 건 자세하게 알려주는 그의 모습에 내 특유의 살가운 말투(나는 알고 보면 외향적인 인간일 수도...)가 나오기 시작했고 어느새 나는 그를 엄청 친한 친구로 대하게 되었다.


"M! 나 막 출근했는데 지금 퇴근하고 싶어"


"어! 전 집 나올 때부터 퇴근하고 싶었습니다"


"... 네가 이겼다."


 말도 재밌게 하는 이 친구는 다른 부서에서 일하고 싶어 해 곧 있을 인사 시즌에 전출? 신청을 할 예정이다. 업무도 착착 해내고 동료들과 잘 어울리며, 모지란 선배(접니다.ㅜㅜ)도 귀찮아하지 않고 챙겨주는 참 좋은 사람. 그런 사람이 다른 부서를 신청하게 되면 그 부서에서는 이 훌륭한 청년을 이때다 하고 모셔가겠지 싶은 마음에 가 좀 더 이곳에 있어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불러본다.


"M.

나랑 여기서 조금만 더 일하자. 내가 열심히 할께(마지막 멘트... 진심어렸다)"


살짝 미소를 짓는 그의 표정에서 희망이 보인다.


"전 이미 마음 떠났습니다. 저는 다른 곳으로 가겠습니다."


"헐~ 고민하지도 않고 바로 대답하다니 너무 냉정한 거 아니야?"


그가 또 미소를 짓는다.


"거절해야 할 땐 단호하게 해야 한다고 부모님께 배웠습니다."


아! 거절할 땐 확실히 해야 한다는 부모님의 가르침. 너무 맞는 말씀이라 더 말 할 수가 없다.

그래 놔주마. 너는 어디를 가든 그곳에서도 잘 지내는 사람이겠지. 항상 응원할게


근데... 나는 그렇다 치고 팀장님이랑 과장님의 마음은 어떠실런지...(아직 미련이 남은 자의 깨끗하지 못한 마음.)


가만! 그러고보니까 우리 부모님도 내게 그렇게 가르쳐 주셨는데 단호하게 거절을 못하지?

이전 02화 불가사의한 거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