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빛나다 May 17. 2024

감동

일을 하다 보면 어린아이들을 간혹 만날 때가 있다. 굉장히 가끔.

그런데 최근들어 며칠을 간격으로 어린이들과의 만남이 있었는데 우연찮게 같은 아이를 두 번이나 만났고 그 친구는 나를 알아보고는 다정하게 말을 걸어주고, 손을 잡아주기도 하며 안아주기까지 하는 것이다. 나를 소중한 친구처럼 대해주는 이 작은 아이의 행동에 자연스럽게 나 또한 아이의 손을 마주잡고 서로의 이름을 부르며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아이와 헤어질 시간이 오자 아이는 다시 한번 나를 안아주고는 제 선생님의 손을 잡고 집으로 돌아갔다.

또 만나는 날이 있을까? 만나게 되면 나를 다시 알아봐 줄까? 아이의 뒷모습을 바라보는데 후배 S가 다가온다.


"S~ 나 저 아이한테 엄청 감동 받았어"


"두 번이나 만났다는 그 아이요?"


"응. 나를 보자마자 알아보고는 계속 손잡고 안아줬어. 그리고..."


"?"


"나보고 누나래. 나 완전 감동받았어. 그래서 아이한테 물어봤어."


"?"


"누나 이쁘냐고"


"!"


"ㅜㅜ 이쁘대"


S는 내가 평생 잊지 못할 표정을 짓는다.


'당신은... 미쳤군요.'




아이의 다정한 눈동자가 여전히 생각난다. 나를 좋은 사람이라고 바라봐주고 기꺼이 안아준 그 아이. 그로 인해 당분간 나는, 나를 좋은 사람으로 여기며 내 앞의 삶을 따뜻하게 바라볼 수 있을 것만 같다. 


또한

어리고 예쁜 마음으로도 지낼 수 있을 것 같다.

왜냐면...

나는...

마흔 여섯의 예쁜 누나니까!


(그거 아시죠? 아이들은 거짓말 못하는  거!)



이전 04화 비가 오는 날엔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