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려놓는 시간은

by 온결

이왕이면

이른 시간이면 좋겠다.


잠자는 이는 잠자는 것에 빠지고

깨어난 이는 깨어난 것에 빠져

따뜻한 물 한 모금에

지난밤 복닥했던 마음 가라앉게 하는

이른 시간이면 좋겠다.


차가운 창으로 다가가

어스름한 공기가 스며든 유리를 마주하며

머리부터 발끝까지 전부를

혼자서만 볼 수 있는

이른 시간이었으면 좋겠다.


여명이 오기 전

바깥 첫걸음 떼고

달 하나에 유난히 빛나는 별 하나를 두고

짧고 깊은 침묵으로

서로를 응시할 수 있는

이른 시간이었으면 좋겠다


가시지 않은 어둠과

누군가와의 공존이 없이

차분하게 내려보며

'이것이 전부는 아니야'

라고 스스럼없이 말할 수 있는

이른 시간이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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