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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즈 Oct 15. 2023

문을 열며

우리는 사회의 일원으로서 인생의 시간을 형성할 때, 타인과의 교류를 통해 영향을 끼치고, 영향을 받는다. 긍정적인 측면과 부정적인 측면에 포함된 모든 내용을 경험하며, 이런 경험을 통해 자신만의 노하우를 만들고, 형성해간다. 시간이 축적되면서, 자신이 만들어온 방법은 자신을 나타내는 표지가 되기도 하지만, 다른 면에서는 편견의 틀이 만들어지는 요소가 될 수도 있다. 

     

‘처음 시작’이라는 표현이 주는 의미는 떨리는 긴장으로, 이성적인 생각을 하면서 긴장을 탈피하게 박차를 가하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이런 떨림은 새로움에 대한 기대에서 비롯되는 것이기에, 열정의 중심을 잡아주므로 반갑기도 하다. 


그러나, 나와 다수의 청중이라는 두 개의 구도가 그려지는 장면에서 보이는 ‘처음’이라는 단어의 무게는 상상 이상으로 더욱 무겁다. 어떻게 첫 인상이 비추어져야 할까? 한 시간의 수업이 원활하게 진행될까? 학생들이 모든 내용을 완벽하게 학습할 수 있을까? 이런 내용들이 첫 번째 문을 열기 전에, 노트에 쓰여진 메모였다.      

마음은 학생으로서 여기서 머무르면서 어른이 되고 싶지 않은 학생들도, 빨리 어른이 되어 매일 책상 앞에 앉아 공부해야 하는 현실을 멀리하고 싶은 학생들도 있을 것이다. 이런 모든 상황을 한 번에 해결하는 방법은 수업 시간 동안 완전히 몰입하도록 진행하여 어떻게 시간이 지나가는지 모르도록, 무의식적으로도 벽에 걸린 시계를 쳐다보지 않게 하는 것이다. 그래서, 재미있는 수업을 설계하도록 전략아닌 전략을 짜야 스스로에게 당당해질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시간을 보내곤 했다. 

    

한 반에 있는 모든 학생들과 최대한 의사소통을 많이 하는 방법은 아이컨텍트로, 이를 잘 활용해야 한다는 것을 실천하면서, 느끼는 긴장아닌 긴장감은 시간이 갈수록 말의 속도를 높인다. 긴장하지 않은 척 하려는 마음이 숨겨질 수 없는 것은 수업의 모든 내용을 학생들이 모두 이해하기를 바라는 다소 욕심쟁이의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다. 


알아차림, 이걸 스스로 아는 순간, 이미 아이들은 ‘선생님, 조금만 천천히 설명해주세요.’ 라고 말한다. 건의하는 말도 아닌 당연한 이런 견해를 마주치지 않기 위해, 정해진 시간동안 강약조절을 잘 하며, 모든 학생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수업을 진행하는 것, 바로 이것이 내가 맡은 가장 중요한 업무라고 여겼다. 적어도 그때는 이렇게 생각했다. 

     

다음 해면 고등학생이 되는 학생들에게 고등학생이 되면 좋을 일들을 은연중에 비유적으로 표현하며, 학습내용을 적절하게 풀어내는 작업은 멀티 플레이어의 모드를 장착해야 가능한 일이다. 물론, 처음에는 알지 못했지만. 


멀티라는 단어에 익숙하지 않았지만,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교실의 문을 열면서, 그렇게 나의 교육 일기는 첫 페이지를 열었다.    


여러분, 안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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