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여행

[투스카니의 태양(Under the Tuscan Sun)]

by 조이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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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솔레 미오(O Sole Mio)’를 듣고 있다가 이탈리아 칸초네 나폴리 민요의 가락에 심취해 나폴리항에 잠시 정차해 신비로우면서도 아름다운 전경을 바라보던 그 시간이 떠올랐다. 유럽연수에 참여하여 미래의 비전을 그려보고 색칠하면서 다양한 이론들을 연구하던 시기였다. 어떤 해답이 떠오르기를 기다린다면 잠시 숨을 고르는 시간은 파랑새를 발견한 것 만큼이나 소중한 선물이 될 것이다.


작가로 일하며 가정의 문제를 직면해있던 프란시스[Frances, 다이안 레인(Diane Lane)]는 친구의 설득으로 이탈리아행 티켓을 받아 투스카니에 도착한다. 프란시스는 무언가에 이끌리듯이 ‘브라마솔레’라는 집을 구입한다. 투스카니에서 그룹여행에 참여하던 중, 코르토나에서 ‘브라마솔레’라는 어느 집의 매력에 사로잡힌 것이다. 외관이 낡아, 수돗물도 나오지 않는 집이지만, 허름한 외관에도 어딘가 빛이 나는 공간이고, 수채화같은 풍경을 선사해줄 것 같은 정원도 가꿀 것 같다. 프란시스는 이 집에서 느껴지는 고혹적인 모습을 만나기 위해 오랜세월을 기다린 것 같다.


수리과정을 거쳐, 다채로운 색깔로 페인트칠해진 ‘브라마솔레’는 다시 탄생하며 마침내 수돗물도 활기차게 뿜어져 나온다. 이는 이 공간에서 사람들의 환한 웃음과 기쁨과 힘찬 에너지가 넘쳐나게 되고, 행복한 일상이 펼쳐질 것을 예상하게 하는 상징이다. 하나 둘 씩 멋지게 변해가는 ‘브라마솔레’의 모습 속에서 마을 사람들과 함께 집을 수리하고, 그들과 교류하면서 프란시스는 서서히 상실감에서 빠져나오게 되며, 마음의 상처도 치유하고 있다. 다양한 인간관계에서 도움을 주는 결정적 역할도 하게 되며 프란시스는 존재의 가치를 다시 깨닫기 시작한 것이다.


영화는 프란시스의 고뇌를 무겁게 묘사하지 않는다. 그 고뇌가 점차 사라져가는 일련의 과정을 일상의 소소하지만 강력한 노력, 보람, 미소, 웃음, 기쁨, 행복을 통해 보여준다. 프란시스는 낯선 이국에서의 생활을 고단한 여정으로 받아들이기보다 순간순간 단련해가며 실타래를 풀어가듯이 쉼표와 마침표를 적절히 사용하며 정성껏 가꾸어낸다.


‘브라마솔레’에서 이웃의 결혼식이 있던 날, 진정한 자신으로 회복해가면서 프란시스는 정원에서 미국 작가를 만나며 절묘한 순간에 다가온 행복한 시간을 마주한다. 투스카니를 향한 티켓은 예상하지 못했던 행복한 선물이다. ‘브라마솔레’는 개인의 일상이 전하는 독립과 공존의 의미를 다채롭게 표현하면서 태양의 에너지가 어떻게 발산하게 될 것인지 깨닫게 한다. 이제 내 마음의 태양이 비추어내는 그 빛에 마음껏 흠뻑 취해도 좋다는 신호를 들을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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