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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이주 Oct 27. 2024

시간속에서

시간은 인류에게 신비로운 요소인 것 같다. 그 흐름 속에서 우리는 과거의 경험과 미래의 가능성을 동시에 마주하게 될 수 있어서이다. 우리는 기억을 통해 끊임없이 과거를 돌아보며, 그 경험을 통해 현재를 이해하며 미래를 계획한다. 과거는 우리에게 변화의 기회를 마련해주며, 동시에 우리가 어떤 존재인지를 이해하게 하는 근원이 된다.

    

허버트 조지 웰스(H. George Wells)의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하며, 조지 팔(George Pal)감독의 영화 <타임머신 (The Time Machine)>에서 영국의 발명가인 H. 조지 웰스(H. George Wells)는 타임머신을 타고 시간여행을 하며 인류의 과거와 미래의 모습을 본다. 시간을 너머 탐험가가 되어 처음 도착한 곳은 1917년의 사회이다. 자신의 정원은 어지럽혀진채 있으며 거리에는 자동차들이 다니고 있다. 군복차림의 제임스를 친구 데이비드 필비로 알아보았으나, 그는 친구의 아들이다. 전쟁소식을 들으며 다시 미래로 향한다. 조지는 “수천 세기를 거치는데도 지구가 아직 푸르렀다.”며 지구의 모습에 감탄한다. 그는 80만년 뒤의 시간에 멈추며, “형형색색의 과일이 열린 나무와 덩굴이 가득한”곳에 있으며 “파라다이스”라 여긴다.

     

이후, 조지는 색깔은 다른지만 비슷한 형식의 옷을 입고, 여유롭게 햇볕을 쬐며, 그가 언급한 바와 같이 노동과 고통을 모르듯이 과일을 먹는 사람들을 본다. 그런데, 그는 젊은 남성들과 여성들이 일도 하지 않는 광경을 보게 된다. 그들은 책이 있는 것은 알지만 책을 읽지 않고, 법이 무엇인지도 모르며, 주위의 것들에 대해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인간의 발전과 문명에 대해 언급하며 대화를 나누려 하지만, 대화가 이루어지지도 않는 사람들이다. 책들은 진열되어 있기만 할 뿐, 먼지로 뒤덮여 있어, 이런 모습을 목격한 조지는 울분에 찬다. 그는 인간답게 사는 것이 낫다며 자신이 살던 시대로 돌아가기로 결심한다.

       

미국의 소설가 로이스 로우리(Lois Lowry)의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영화 <기억전달자(The Giver>)에서 그들은 완벽한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파멸이후에, 인류는 재정비된 사회구조를 탄생시킨다. 기억이 통제되면서, 이를 통해 모든 사람들이 행복하게 살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기억을 조정함으로써 자유의지를 통제하는 것이며, 사회적으로 다양한 사람들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을 차단하여 보다 유용하게 관리하는 것이다. 전쟁, 차별, 가난, 고통을 모른채 그들은 타인을 부러워할 필요 없이 커뮤니티에서 자신의 자유의지를 알지 못하며 삶을 일군다.

     

그런데, 이런 시스템의 경계를 넘을 수 있는 역할을 하는 담당자가 있다. 기억전달자는 기억을 보유할 수 있으며, 그들의 커뮤니티의 질서와 통합에 중요한 기능을 하고 있다. 또한, 감정을 억제하는 주사는 사람들이 질서있게 일관된 삶을 유지하게 하는 수단이며, 그들은 그렇게 로봇과 같은 가치로 설정된다. 그리고, 조너스는 지능, 정직, 용기, 설명할 수는 없지만 사물을 통찰할 수 있는 능력을 가졌기에, 기억보유자의 임무를 부여받는다. 그는 훈련을 받기 위해 기억전달자를 방문한다.

      

시간여행을 통해 조지는 인간적인 임무를 이루게 된다. 새로운 환경에 직면한 조지는 어떤 고리를 통해 인류가 둘로 나뉜 배경을 알게 된다. 멀록인은 지배자로 일로이인은 피지배자로 있으며, 멀록인은 일로이인을 집에서 기르는 가축처럼 먹이고 길러서 미성숙한 상태로 되게 하여 그들을 통제하여 지배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조지는 타임머신을 되찾기 위해 지하세계로 가야 하는 것을 깨닫게 된다.

    

조지는 지하세계에서 멀록인들과 결투하며 횃불을 무기 삼아 그들의 지하세계를 붕괴시키며, 일로이인들에게 새로운 세상을 구축해준다. 조지는 밝은 미래의 모습을 기대했지만, 다른 미래의 세계를 경험하면서 모험을 통해 체득한 뜻을 내면에 깊이 새기게 된다. 그는 다시 현재인 1900년의 시간으로 돌아온다. 그는 일주일 동안 경험한 일들을 이야기하지만, 친구들은 믿지 못하는 듯 하다. 하지만, 미래의 시간에서 위나가 준 꽃이 그의 시간 모험을 증명해 주고 있다.

     

조나스 역시 변화에 직면해 있다. 갈등의 근원이 되는 요소들이 일괄적으로 차단되며 누리는 평온한 사회에 조나스는 시간의 복합적인 의미를 몰고 온다. 행복의 척도인 일률적인 설정에 변화를 가져오는 조나스는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가 단절된 공동체 구조 안에서 살아왔지만, 기억을 통해 점차 시간의 뜻과 자유의지의 뜻을 인식하기 시작한다.

     

기술로 데이터를 전송하듯이, 기억전달자와의 훈련을 통해 조너스는 그가 보유한 기억을 전달받는다. 그리고 다채로운 색깔과 여러 모습을 보며 행복한 감정을 경험한다. 조너스는 전달받는 눈, 음악, 춤과 같은 기억을 통해 과거의 순간들을 경험하면서, 기억의 의미를 점차 깨닫게 되는 것이다. 조나스가 소속된 사회는 표면적으로 안정적이며 평화로워 보이지만, 자유와 감정, 진정한 인간관계는 결여되어 있으며,  모든 직업과 역할은 주어지며, 개인이 선택하거나 느낄 수 있는 기회가 제한된 공간이다. 조나스가 친구 피오나와 동생에게 춤과 음악을 알려주며 인간관계의 기쁨을 나누려는 대목은 사회의 통제로 억압된 틀 속에서도 인간관계의 본질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나타내는 것이다.

      

조지의 타임머신은 인류의 행복의 근원이 있어야 할 방향을 알려준다. 조지는 시간여행을 통해 80만 년 뒤의 풍경을 바라보며, 진정한 파라다이스란 단순히 아름다운 경치나 발전된 기술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과의 연결 속에서 함께 어우러지는 공간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그는 미래의 세계가 아무리 화려하고 발전하더라도, 그곳에 함께하는 사람들이 있을 떄 진정한 행복을 느낄 수 있음을 인식하게 되는 것이다. 서로 소통하며 관계를 맺어 살아가는 사람들 간의 유대가 진정한 삶의 의미를 부여하며, 그 안에서 진정한 소속감과 행복을 찾을 수 있다는 깨달음에 이르게 되는 것이다.


눈이 오는 저녁, 조지는 친구들을 배웅하고, 남아있는 모험을 위해 타임머신에 오른다. 친구 데이비드는 조지는 세상의 모든 시간을 가지고 있음을 언급하면서 이제 그의 모험에 대해 걱정하는 마음이 가벼워진다. 조지가 그 시간을 어떻게 의미 있게 활용할지를 알기 때문이다.

     

조나스가 겪는 경험은 인간의 정체성의 핵심을 묻는다. 조나스는 차츰 자신의 정체성이 단순히 좋은 것들에 의해 정의되는 것만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음악, 춤, 신념의 기억을 통해 긍정적인 가치를 깨닫지만, 꿈, 사랑, 전쟁의 기억이 가져다주는 고통과 충격으로 인해 자신의 임무에 대한 회의감을 가진다. 그러나, 인간은 고통 없는 상태만을 유지할 수는 없으며, 내면의 감정과 갈등의 경험이 쌓여야 비로소 인간다운 삶을 영위할 수 있음을 배운다. 조나스는 점차 자신의 정체성을 찾으며, 원로들의 통제에 굴복하지 않고, 자신만의 신념과 용기를 가지고 기억의 경계선을 넘는 모험을 감행한다.

    

조나스가 기억의 경계선을 넘는 순간, 사람들에게 모든 기억이 돌아온다. 차별, 전쟁, 가난, 고통이 없이 커뮤니티에서 사는 사람들은 역경이라는 것을 모르고 지냈다. 흑백사회에서 이들이 만들어내는 시간은 자신을 위하여, 기쁨이나 행복의 가치를 알 수 있는 시간과는 거리가 멀었다.

     

자유의지를 가진 조너스의 용기있는 선택을 통해 되찾은 기억은 인간의 자유를 통해 진심이 담긴 노력과 성찰의 결과로 이루어내는 작은 시간의 총체적인 과정이야말로 완전한 세계를 이루는 발판이 되는 것임을 알려주고 있다.

     

조지와 조나스의 선택은 인류의 미래를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끄는 길을 만들며, 인간의 본질과 진정한 행복을 향한 길을 개척하는 지표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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