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의 이유

by 김사과


어린이날을 앞두고 학원에서 파티를 했다. 포토존을 만들고, 아이들에게 줄 선물과 게임을 준비하면서 스낵바도 열었다. 하지만 가장 인기 있는 것은 역시 떡볶이였다. 아침 일찍 뽑은 밀가루떡을 하나씩 뜯는데 문득 깨달았다. 아이들만큼이나 나도 들떠있다는 것을.



기분탓인지 쫀득하게 붙은 떡볶이를 떼어내는 속도가 빨라지고, 아이들의 사진을 찍으며 떡볶이를 나눠주는 것이 어렵지 않았다. 더 먹겠다는 아이도 맵다는 아이도 있었지만, 하나 같이 행복한 표정이었다.


그런데 이 어린아이들 틈에, 졸업한 중학생 하나가 떡볶이 컵을 들고 서 있었다. 키가 큰 남자애는 꼬맹이들 속에 섞여서 떡볶이를 먹으며 두리번거렸다. 중등반 수업 시간이 다가오는데도 아쉬운 표정을 한 채 돌아가려 하지 않았다.


“저도 사진 찍어주세요. 사진 찍어서 아빠한테 보내주세요.”


가끔 그렇게 찾아오는 졸업생들이 있다. 교복을 입고도 오고, 잠깐 들렀다며 둘러보고 가는 아이들도 있었다. 신기하게도 졸업하고 일 년이 지나면 얼굴도 이름도 희미해져 자기가 누구라고 말해도 기억이 선명하지 않다. 얼굴은 생각나도 이름이 떠오르지 않아 서운해하는 아이들도 있었다.




하지만 이 아이는 다르다. 학원 생활 통틀어 가장 힘들게 하고, 나의 인성을 의심하게 만들었던 아이였다. 그만둬주면 좋겠다고 생각했던 꼬마는 점점 자라더니 선생님과 같이 퇴근하며 같이 버스 정거장까지 걷게 됐다. 달리기 시합이라도 하면


“제가 걸어가도 선생님보다 빨라요.”


라며 나를 유치한 장난으로 끌어들였다. 어느새 집까지 혼자 걸어가는 그 아이를 걱정하게 됐고, 중등반에 보낸 후 다시 찾아왔을 때는 적응은 잘하고 있는지, 선생님들께 미움받는 건 아닌지 물었다. 다른 아이들에게는 주지 않았던 과자도 챙겨주었다.


“시험 잘 보고, 성적표 갖고 와. 맛있는 거 줄게.”

“네.”


졸업한 아이를 보내고, 돌아서니 아직 철없는 꼬맹이들이 떡볶이를 더 달라고 줄을 섰다. 떡볶이를 리필해 주고 사진을 찍는데 묻는다.



“사진은 왜 자꾸 찍어요?”


그렇게 묻고 저들끼리 대답한다. 추억을 남기는 거라는 둥, 부모님께 보내기 위해서라는 둥, 귀가 아프게 떠들어댄다. 틀렸다. 내 대답은 아주 간단하다.




예쁘니까 찍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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