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남편과 결혼해줘
다시 되돌릴 수 없으니
〈내 남편과 결혼해줘〉라는 드라마가 있다. 절친과 남편의 불륜을 목격한 날, 주인공은 남편이 밀쳐서 유리 탁자에 머리를 부딪쳐 죽임을 당한다. 억울하게 죽는다고 생각하고, 눈을 떠 보니 10년 전으로 돌아가 있다. 거짓말처럼 인생을 다시 살게 되는 내용이다. 현실에서는 과거로 되돌아갈 수 없지만, 시청자를 사로잡기 위해 내용은 늘 그렇듯이 자극적이다. 드라마는 웹 소설이 원작이다.
인생을 다시 살 기회가 주어진다면 어떻게 할까? 주인공이 2회 차 인생을 살면서 어떻게 운명에서 벗어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지를 본다. 다시는 이전의 생처럼 살지 않으려고 주인공은 그 전과는 다른 사람이 되려고 노력한다. 성격도, 일하는 태도도 바꾸는 등 운명에서 빠져나오려고 온 힘을 다한다. 주인공처럼 인생 2회 차를 사는 남자를 만나 서로 그 이전의 삶과 똑같은 상황으로 돌아가지 않기 위해 운명의 굴레에서 벗어나려고 힘을 합치게 된다.
드라마나 영화나 상상을 토대로 만들어진다. 살면서 그때로 돌아간다면 다른 선택을 하리라는 생각을 우리는 수없이 한다. 누구나 인생은 한 번만 사는 것이라서 영상을 뒤로 돌리듯이 돌려지지 않는다. 드라마라서 되돌리기를 통해 시청자들의 마음을 잡아채고 있다. 운명의 법칙에서 벗어나려면 절친과 불륜을 저지른 남편을 서로 결혼시켜야만 하는 상황이다.
내 삶을 되돌아보게 된다, 그때 그랬더라면 달라졌을까? 로베르트 프로스트의 〈가지 않는 길〉이란 시는 갈림길에서 가지 못했던 길에 관한 아쉬움을 표현한다. 드라마를 통해 시청자들도 선택하지 못한 삶을 되돌아보았으리라.
무엇을 결정하고 선택하든지 각자의 몫이고 책임을 질 수밖에 없다. 누구나 공평하게 한 번만 주어진 게 인생이다. 인생사 연습이라도 해 볼 수 있다면 좋으련만 소중한 시간을 다 보내고 나서야 그때 그랬더라면 하고 후회를 한다. 나이를 먹었다고 해서 다 어른이 되는 것은 아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젊었을 때는 부족했던 판단력도 조금씩 자라난다. 나이를 먹으면서 삶의 경험을 통해 지혜도 얻게 된다.
살아온 인생을 돌이킬 수 없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예능 프로그램에서 할머니들에게 그때 그 시절로 돌아갈 수 있다면 돌아갈 것이냐고 물었다. 그러자 지금이 좋다면서 이대로 살다가 처음 왔던 곳으로 돌아갈 것이라는 대답을 했다. 지금까지 살아온 삶, 추억이 깃들어 있기에 조금 부족해도 고단한 그 시절로 다시 돌아가고 싶지 않은 마음이리라.
다시 되돌릴 수 없으니, 주어진 시간 안에서 최선의 행복을 찾아야 하리라. 늘 처음이기에 어떤 일이 펼쳐질지 모르겠지만 하루하루가 소중하고 귀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