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zejebell Apr 01. 2024

그만두고 싶을 때

선택하고 싶은 걸 할 뿐

어느 날은 내가 나아지기 위해 노력하는 모든 것이 쓸모없이 느껴진다. 열심히 쓰레기를 줍는 것이, 거짓말을 하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화를 내지 않으려고 참는 것이, 힘든 일을 인내하는 것이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으며 자신이 하는 그런 행동이 도리어 세상으로부터 무시당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을 때 모든 노력들을 그만두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된다. 그런 일련의 노력들을 하지 않는다고 해도 세상은 그 어떤 영향도 받지 않을 것이고 자신은 조금이나마 편해질 수 있을지도 모른다. 


사실 삶에서 조금이라도 더 나은 무엇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힘든 일이다. 그것이 가치있는 일이냐에 대한 것은 개개인이 처한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다. 그냥 편하게 마음가는대로 살아가라는 사람도 있고 굳이 마음이 불편한데 노력할 필요가 없다는 사람도 있다. 다 나름대로 저마다의 기준이 있을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 기준에 따라 자신만의 삶을 살아가는 것이다. 그러다 그 기준들이 부딪치게되면 과연 무엇이 조금 더 나은 기준이 되는 것인지 고민하게 된다. 좀 더 나은 길을 선택하고자 하는 사람의 본성이 발동하기 때문이다. 


현명한 것 까지는 아니더라도 자신의 삶에 지혜를 적용하여 매일 지루하게 반복되는 일상에서도 뭔가 가치있는 것들을 건지고 싶은 것일지도 모르겠다. 삶 속에 존재하는 수많은 딜레마속에서도 보다 현명한 선택을 하고 싶은 의지가 있는 것이다. 무언가 조금이라도 더 나은 것이 존재한다는 것을 믿는다. 그러데 거기서 마음이 멈추는 것이 아니라 조금 더 나아가게 된다. 옳은 일을 하니까 복을 남들보다 더 많이 받거나 좋은 일이 생길 것이라는 믿음이다. 물론 그럴수도 있고 아닐수도 있다. 그러나 복이, 좋은 소식들이 자신이 필요한 바로 그때 올 가능성은 매우 낮다. 


여러 과거의 경험으로 자신이 옳은 일이라 믿고 했던 행동들이 오히려 안좋은 결과를 가져올 때도 있고 반대로 본받을 만한 점이 전혀 없는 사람들의 일이 계속해서 잘 풀리는 것을 보게 될 때는 더욱 많다. 그렇기에 보다 가치있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들을 행동으로 옮기는 것이 힘든 일인 것이다. 가치있는 것들을 선택하는 삶이 바로 행복으로 이어지지 않기에 어려운 것이다. 그렇다면 즉각적인 결과를 볼 수 있는 것들을 선택하는 삶을 살아가야 할까?


인간의 역사를 돌아봤을 때 엄청난 전염병과 사악함, 비문명적 사회, 끔찍한 전쟁 등에서도 완전히 멸망하지 않고 여기까지 이어져 온 것을 보면 놀라지 않을 수가 없다. 인간성이란 것이 인정받지 못하는 시절에도 누군가는 가치있는 무언가를 포기하지 않고 계속 선택해 왔던 것이다. 별것아닌 것 같은 일상의 사소한 거짓말, 약속을 어기는 행동, 누군가의 마음에 들기 위해 자신을 잃어버리는 것 등의 행동은 아무것도 아닌 것 같아 보이지만 자신이 추구하던 가치있는 삶으로 부터 자신도 모르게 점점 멀어지게 만든다. 


언젠가 정신을 차리고 보면 자신은 더 이상 자신이 생각하던 그런 사람이 아니게 되는 그런 경우를 맞이하게 되는 것이다. 어떤 선택을 하며 어떤 길을 갈 것인지 자신이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 다만 그 결과는 자신의 예상과는 다를 수 있음을 인지하여야만 한다. 즉, 자신이 보다 가치있다고 생각한 일들을 선택하고 행동할 수 있지만 그 결과까지 선택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그것은 자신의 영향력 밖의 일임을 겸허히 인정하는 것이다.


"모두가 이렇게 하는것이 괜찮을까? 내가 하려는 이 행동을 모든 사람이 다 한다면 세상은 어떻게 될까?

그랬을 때 세상이 비틀어지고 불공평하고 말이 안 되게 변할 것 같다면 그 행동은 하지 말고 다른 것을 해봐야 한다. "  < 더 좋은 삶을 위한 철학/마이클 슈어>


 

매거진의 이전글 생각의 방향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