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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문정 Aug 24. 2023

찬란한 비상

[사진] 파리 12구 나씨옹 광장, 12세기 파리를 정비한 필립 오귀스트와 13세기 소르본느 대학을 만든 생 루이



사람으로 인해 상처받은 나는

세상으로 인해 슬퍼하는 나는

작은 공간으로 살며시 돌아와


덧창을 닫는다

창문을 잠근다

두눈을 감는다


허기진 마른 기침 토해내며

바위처럼 굳은 가슴팍 위로

가만히 어둠을 끌어 안는다.


세상으로부터 벗어나고자

두 눈 감고 적막을 삼켜도

끊임없이 떠오르는 편린들


사람으로 인해 상처받은 나는

세상으로 인해 슬퍼하는 나는

폭풍 스친 풀잎처럼 스러진다.


애써 미련도 회환도 없다 되뇌어도

슬픔과 분노는 마그마로 분출되어

뜨거운 한숨이 여윈 육신 태운 다음


흐르는 눈물로 탁한 존재들 닦아낸다.

혼신 다 해 사윈 잿속에서 사리를 찾듯

아린 상처 견뎌낸 영롱한 진주를 찾듯


비탄과 고통을 에너지로 승화시키는 작업

눈부신 창공에 날아올라 환하게 웃는 순간

찬란한 부활을 펼쳐 비상할 시간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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