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3162 첫째 / D+2297 둘째
협업중인 대표님과 미팅이 있어 대전을 다녀왔다.
기차역에 도착해서부터 느껴지는 대전의 기운, 대전은 군에 있을 때도 종종 출장으로 왔던 곳이다.
당시 함께 일했던 병무청 국장 한분이 "대전은 참 재미 없는 곳이죠."라고 말했던 것이 떠올랐다.
별 생각없이 협업 기업을 찾아가서 미팅을 가졌는데 이게 왠걸 창가로 한빛탑이 보인다.
그 동안은 왜 이걸 한번도 못 본걸까?
돌아보면 나의 첫번째 대전은 대전 엑스포의 도시, 꿈돌이의 도시 인데, 그 사이 무수한 기억이 덧칠되면서 ‘해군본부’, ‘정부종합청사’ 같은 무미건조한 단어만 남게 되었다.
기분좋게 미팅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기 전, 시간을 내서 창가로 보이던 한빛탑을 직접 찾아갔다.
멀리서 보던 것 보다 훨씬 큰 한빛탑 아래에는 옹기종기 꿈돌이 가족이 모여있었다.
대전 엑스포가 끝나고 10여년을 푸대접 받던 꿈돌이는 어느새 애가 다섯이나 되는 슈퍼 다둥이 가장이 되었다.
한빛탑 옆에는 기념품샵도 운영하고 있었는데 가격이 보통이 아니다.
아이들 가방에 달아줄 작은 키링을 집어들었다가 다시 내려놓았다. 아무래도 꿈돌이는 자식만 많이 낳은게 아니라 몸값도 많이 불렸나보다. 크기는 작지만 가격은 무거운 키링을 내려놓고 좀 더 겸손한 가격의 꿈돌이, 꿈순이 뱃지를 기념품으로 샀다.
와~ 귀엽다. 이게 뭐야?
집으로 돌아와 아이들에게 뱃지를 내밀었더니 다행히 예상보다 반응이 괜찮다.
"아빠가 어릴 때 있었던 캐릭터야. 얘들이 애가 다섯이나 있어~."
추억의 꿈돌이를 아이들에게 잘 설명해 주고 싶었는데 막상 생각나는건 애가 다섯이라는 것 뿐이다. 애가 다섯이라니... 꽤나 강렬했나보다.
쓰레기 통에서 다시 살아 돌아온 꿈돌이...
도대체 어떻게 이렇게 기사회생했나 했는데 딸린 식구가 많아서 어떻게든 이겨낸 것 같다.
부모의 힘이 이렇게 대단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