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2311 둘째
둘째가 다니는 어린이 집에서 플리마켓이 열렸다.
윳놀이, 접시 돌리기, 투호놀이...
놀이터를 빙 둘러가며 아이들이 참여할 수 있는 체험 거리가 준비되고, 집집마다 들고 나온 작은 장난감이 새 주인을 기다린다. 놀이터 한켠에 마련된 먹거리 코너가 플리마켓 분위기를 한층 끌어올린다.
시끌벅적한 분위기 탓에 사람들이 더 몰리기 시작했다. 어린이집에 다니는 원생 뿐만 아니라 온 동네 어린이들이 전부 몰려오고, 어느 새 어린이집 플리마켓은 동네 잔치가 되었다.
2년전 어린이집을 졸업한 첫째도 선생님께 인사를 하겠다며 바쁘게 돌아다닌다.
어린이집 선생님들은 눈 코 뜰 새 없이 바쁘다.
아이들이 할 체험을 진행하는 것만 해도 바쁠텐데, 떡볶이도 만들고 파전도 부쳐야 한다. 항상 느끼지만 어린이집 선생님들은 정말 대단한 분들이다.
둘째도 신이 났다.
하원 할 때부터 엉덩이가 흔들흔들 춤을 춘다. 놀이터를 한 바퀴 돌며 알차게 체험을 마치고 떡볶이에 어묵탕까지 한 그릇 먹었다. 장터에서 마음에 드는 왕딱지 두 개까지 구했으니 기분은 더할나위 없이 좋다.
실컷 놀았다 싶어 집으로 돌아가는 길, 친구를 마주친 아이가 물었다.
아빠 친구랑 더 놀고 가도 돼?
"그럼~ 괜찮지~"
저녁식사 때까지 여유가 있었기 때문에 아내와 나는 벤치에 앉아 아이들이 노는 모습을 지켜봤다.
펄떡거리며 뛰어 노는 둘째를 지켜보다 보면 ‘언제 저렇게 컸나’ 하고 절로 감탄이 나온다.
그런데 어린이들이 노는 모습이 좀 이상하다.
한 명은 두 손으로 그네의 봉을 붙잡은 채 버티고, 다른 한 명은 그네 옆 울타리에 거꾸로 매달려 있다.
친구랑 논다더니 서로 대화도 없이 각자 힘 자랑만 한다. 누가 더 힘이 센지 겨루기라도 하는 걸까? 7살 남자아이 둘은 한참을 그네 기둥에 매달려 끙끙대더니 놀이(?)를 마쳤다.
이해할 수 없지만 만족한듯한 둘째를 보니,
나는 이해할 수 없는 7살 어린이들의 세상이 있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