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2418 둘째
아침에 눈을 뜨면 둘째가 가장 먼저 외치는 말이 있다.
"아빠! 안아줘!!"
아침을 먹으면서도
양치하러 가기 전에도
장난감을 정리하기 전에도
공부할 연필을 가져가기 전에도
둘째는, "안아줘야지!" 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누가 들으면 원양어선이라도 타고 온건가 오해할 정도로 매달리며 치대붙는 둘째.
둘째는 다 그런건가 싶다가도
나를 돌아보면 다들 그런건 아닌것 같다.
내년에 초등학교를 가는 둘째지만,
아직도 내 눈에는 작고, 위태롭다.
달려가는 모습을 보면 눈길에 미끄러지지 않을까 마음이 불안하고,
뜨거운 국이라도 먹으려 하면 혹시 멋모르고 입을 데지는 않을까 노심초사 하게 된다.
둘째가 끝없이 어리광부리고 한없이 막내스럽게 행동하는 것은
어쩌면 나의 이런 마음을 빤히 들여다 보고 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고목에 매미처럼 내게 들러붙어서,
나무늘보처럼 온몸의 힘을 빼고 기대붙은 둘째는 늘 같은 말을 한다.
"아빠, 안아줘."
"나는 아빠가 너무 좋아."
둘째가 입에 달고 사는 말을 듣다보면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고, 기분이 좋아진다.
그러다 문득 나는 아버지에게 이런 말을 해줬던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버지는 왜 나를 이해를 못해?"
라며 서운하다 탓하기 전에,
"아버지, 나는 그래도 아버지가 참 좋아."
라고 말해 봤던가.
우리 아버지는 얼마나 오랫동안
당신이 참 좋다는 말을 잊고 사셨을까?
전화 한번 해야겠다.
자식키우다 보니 철 들었다고 좋아하시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