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2424 둘째
가끔 온 가족이 서점 나들이를 간다.
아이들 책을 살때는 주로 알라딘 중고서점을 이용하는데,
이번에는 새학년 문제집을 사러 교보문고를 다녀왔다.
필요한 책을 고르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교보문고 지하 주차장에서 캐릭터 카드를 발견했다.
바닥에 가지런히 떨어진 카드는 포장 비닐도 뜯지않은 반짝반짝한 새카드였다.
아마도 책을 사면 끼워주는 것을 누군가 흘리고 간 것 같았다.
나는 호기심에 카드를 주워 살펴보았다.
(평소 애들한테 길에서 뭐 줍지 말라고 함.)
살짝 비닐을 뜯어보니, 몬스터가 그려진 캐릭터 카드 몇장이 들어있다.
"리후야, 이것 봐. 신기한 카드야."
슬쩍 아들에게 카드를 건네주고 차로 걸어오는데,
(항상 남의 물건 함부로 가지고오면 안된다고 함.)
쭈뼛쭈뼛 나를 따라 걷던 아들이 말했다.
"그런데 아빠, 이거 제자리에 둬야하는거 아냐? 그래야 주인이 찾아가지."
둘째의 말에 나는 할말을 잃었다.
나는 항상 아이들에게 길에서 물건을 주워오지 말라고 가르쳤다.
그래야 나중에라도 주인이 되찾아 갈 수 있을 거라고 말이다.
모두가 그렇게 행동한다면 반대로 네가 물건을 잃어버렸을 때
쉽게 되찾을 수 있을거라고 가르쳐왔다.
그런데 나는 지금 무슨 행동을 한걸까.
우두커니 서서 나를 바라보는 둘째를 보니 낯이 뜨겁다.
"그래 리후 말이 맞아. 우리 제자리에 다시 두자."
원래대로 곱게 비닐포장을 하고, 왔던 길을 되돌아가 처음 모습 그대로 카드를 내려놓았다.
주인이 카드를 되찾아갈지는 알 수 없지만 한 가지는 확실했다.
나는 주인 잃은 카드를 제자리에 두고,
그 자리에 버려둔 나의 양심을 찾아왔다.
고맙다 아들. 바르게 살 수 있게 해줘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