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하산은 중소기업이 전문이다?

by 석담

내가 낙하산을 타고 5촌 아저씨의 회사에 안착할 때는 잘 몰랐다. 그것을 낙하산이라 부른다는 것은 한참 직장생활 후에 알게 되었다.

낙하산으로 입사한 나를 회사 동료들은 일정한 거리감을 두고 대했다. 아마도 사장의 프락치쯤으로 생각한 탓이었을까?

그런 직장 동료들에게 녹아들어 가는 데는 시간이 많이 걸렸고 퇴근 후 술자리가 주효했다.

내가 근무한 나의 첫 직장에는 친인척을 통해 입사한 낙하산 인사가 자그마치 5명이었다.

사장의 동생, 사촌동생, 조카 2명, 나와 유사한 경우의 1명까지 총 6명의 친인척이 근무한 셈이다.


5년 후에 옮긴 두 번째 직장에는 사장의 아내가 감사라는 직책으로 근무하고 있었고 처남이 공장장으로 재직 중인 회사였다.

그 후로도 옮기는 회사들마다 적어도 두 세명의 친인척은 항상 근무하고 있었다.


지금 근무하는 회사는 더 대박이다.

사장의 아내, 아들, 딸, 며느리, 조카, 처조카까지 직원으로 같이 근무하고 있거나 적을 두고 있으니 이보다 더한 낙하산이 어디 있을까 싶다.


남의 나라 이야기지만 미국에 있는 어떤 대기업에서는 회사를 자녀에게 물려주지 않기 위해서 전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는 지경인데 우리나라의 중소기업의 현실은 답답하기 그지없다.


회사를 물려받는 것이 기정사실이 된 회사 대표의 2세는 대학 졸업 후 취업을 위한 어떤 노력도 하지 않고 아버지가 차려 놓은 회사에 입사해 편안한 직장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일흔이 넘은 사장의 뒤를 잇는 것은 시간문제일 뿐 거리낄 것이 없다.


한 번의 낙하산 입사로 나는 평생을 낙하산이라는 멍에를 짊어지고 살았다. 이제 이 두껍고 질긴 낙하산의 굴레를 끊고 스스로의 힘으로 나아가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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