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회사는 가족이 아니다

by 석담

중소기업에서만 직장 생활을 하면서 공통적으로 느낀 점은 대부분의 오너들이 입이 거칠다는 것이었다.

더러는 그렇지 않은 사장들도 있지만 대부분 정제되지 않은 저급한 막말을 즐겨 썼다. 특히 어려운 환경에서 자라나서 자수성가로 성공한 오너의 경우에 막말이 유달리 심했다.

"씨"자 들어가는 욕설은 접두사 같이 갖다 쓰고 더 심한 욕설도 직원들 앞에서 대놓고 해댔다.


특히 내가 놀랐던 사실은 자신의 아들을 앞에 두고 막말을 하는 아버지 사장의 모습이었다. 어떻게 아들 앞에서 아버지가 욕을 할까 싶었는데 실제로 그런 모습을 보니 어이가 없었다.

전형적인 밥상머리 교육의 부재에서 오는 잘못된 어른의 전형이었다.


소개나 청탁으로 들어온 사장의 조카나 사촌들은 입사할 때는 낙하산이라는 독특한 형식으로 들어왔지만 궁극적으로 그들은 채용 절차를 거치지 않는 것을 빼고는 어떤 특별한 대우를 받는 것을 보지는 못했다. 오히려 가족이라는, 친척이라는 굴레에 엮여 훨씬 힘든 직장생활을 이어가는 걸 지금도 보고 있다.


내가 아는 사장의 조카는 공황 장애로 정신과 약을 복용한 지 벌써 여러 해가 됐고 몇 번이나 퇴사를 시도했지만 그냥 주저앉고 말았다.

오너들에게 가족은 오직 아들과 딸, 그리고 아내만 해당된다는 사실을 그때 알았다.


회사 규모가 커지면 대개는 개인회사를 법인으로 전환하는 게 일반적인 수순이다.

그러나 여기서도 편법이 나온다. 아들 명의의 회사, 딸 명의의 회사를 하나씩 만들어 쪼개기 신공을 부린다.

가족 같은 회사가 편법의 온상이 되어 가도 나는 이를 악물고 묵묵히 다녔다.

가족 같은 회사라고 가족 같이 지내자고 경영주는 말하지만 나는 가족으로 녹아들지 못했고 오히려 이질감만 커져 가는 걸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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