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종양으로 떠나야 했던 자동차 부품회사

by 석담

우리나라의 발전을 지탱하는 근간의 산업이라면 역시 자동차를 빼놓을 수 없대. 대구에는 자동차 부품을 만들어 내수차에 공급하고 수출하는 업체들이 여럿 있다.

대구 회사원 평균 연봉이 낮은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래도 자동차 부품업체는 대구에서 제조업체 중에서 높은 연봉을 주는 걸로 알려져 있었다.


경력자나 이공계 전공자가 아니면 들어가기 힘든 자동차 부품업체에 큰 기대를 하지 않고 이력서를 냈다.

운 좋게도 면접을 보라는 연락이 왔다.

최선을 다해 나의 가능성을 보여 주었고 채용이 되었다.

집에서 한 시간 넘게 걸리는, 고속도로도 타야 하고, 기름값에 톨게이트 비용까지 교통비도 만만치 않는 곳이었지만 열심히 다녔다.

어둑어둑할 때 출근해서 별 보며 퇴근했었다. 하루 세끼를 모두 직장에서 해결하며 일했다. 그때는 작업자 관리와 자재관리를 했었는데 나름 보람도 있었고 대표이사의 신임도 받으며 일했다.


채 2년이 지나지 않아 위기가 닥쳤다.

계속되는 두통으로 정상적인 생활이 곤란할 지경이었다.

두통약도 소용이 없었다. 회사에 결근계를 내고 병원에 가서 MRI를 찍었다.

검사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의사는 뇌하수체종양이라는 생전 처음 듣는 병명을 이야기하며 당장 입원해서 수술하자고 했다.

눈앞이 캄캄했다. 아내와 두 딸의 모습이 떠올랐다.

내 머리 깊숙한 곳에 종양이 자라고 있다는 생각을 하니 미칠 것만 같았다.


서둘러 대학병원에 입원하여 수술을 받았다.

예전 같았으면 어려웠을 수술이었지만 새로운 미세 현미경 수술기법으로 뇌를 열지 않고 콧속으로 접근해 수술이 가능했다.

그런데 열흘이면 끝난다던 수술이 뇌척수액이 세는 부작용과 수술 합병증으로 두 달을 입원해야 했다.

수술 후에도 약을 평생 먹어야 하는 힘든 수술이었지만 어쨌든 살아서 퇴원하는 날은 도래했다.


퇴원 후 두 달쯤 쉬고 출근을 했다.

그렇지만 오랜 입원과 힘든 수술로 약해 질대로 약해진 몸은 힘든 회사 일을 견뎌내지 못했다.

3일을 버티다 내 손으로 사직서를 쓰고 눈물의 퇴사를 했다.

그렇게 나의 자동차 부품업계와의 인연은 끝나 버렸다.


사직 후 일 년을 백수로 지내며 몸을 원상태로 되돌리기 위해 노력했다.

그리고 다시 이력서를 쓰고 구직 활동을 시작했다.

마침내 나는 또다시 20년을 근무할 직장을 구했다.

그곳이 지금의 회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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