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고 - 여름아! 부탁해 (2002)
매년 더운 여름은 적응하기가 어렵다. 작년이 그렇게 더운 거 같았더니 올해는 더 덥다. 내년을 또 얼마나 더울까 걱정이 되다가도 당장 앞에 펼쳐진 여름에 한숨만 나온다. 정말 덥다. 해가 쨍쨍한 것보다 우리나라는 습한 게 가장 큰 문제일지도 모른다.
<여름 vs 겨울>은 상당한 난제다. 누구는 여름을 원하고 누구는 겨울을 원할테지만 군인에게는 두 계절은 정말 견디기가 어렵다. 군대의 여름, 훈련이라도 하는 날이면 그날은 감당할 수 없는 땀에 몸이 담길 정도로 그칠 줄 모른다. 만약 방탄복과 방탄 헬멧을 착용했다면 정말 시작부터 난감할 것이다. 뜨거운 아스팔트를 거칠게 지나가는 탱크나 자주포의 조종수 혹은 승무원이라면 에어컨조차 없는 곳에서 쪄진다는 느낌을 받을지도 모른다.
겨울이라고 좋을까? 일단 군대의 겨울 중에서 연천과 철원의 겨울은 살벌하기 짝이 없다. 춥기 시작하고 밖에서 일을 하고자 하면 장갑을 껴도 손이 얼어가는 것 같고 전투화 속 발은 정말 고통스럽기 짝이 없다. 사람이 참 간사한 것은 여름이 오면 겨울을 찾고 겨울이 오면 여름을 찾듯이 나 또한 이번 여름은 강력하게 겨울을 바라고 있다.
더울 때 흘리는 땀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지만 이런 날에 가장 중요한 것은 '수분 보충'을 제대로 잘하는 것이다. 물론 아주 더울 때의 아이스 아메리카노는 정말 훌륭한 음료라 할 수 있겠지만 땀을 많이 흘리는 환경이라면 아이스커피보다는 이온 음료를 통해 수분 보충을 할 것을 권장한다. 나와 함께 군생활을 하고 있는 용사들에게도 커피보다는 이온 음료를 권하는 편인데 그만큼 수분 손실이 굉장한 날씨가 왔다는 것이다.
날이 날이라 그런지 군의관님께서도 전병력을 모아놓고 열사병을 예방하는 방법에 대해서 교육을 하시기도 하였는데 많은 인원들이 제대로 들었으리라 생각한다. 올해의 여름은 정말 자칫하다간 한방에 훅 갈 수 있는 더위일 테니까.....!
작년은 정말 어떻게 버텼는지 모르겠는데 아마도 내년에도 같은 생각을 가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항상 매년 계절이 바뀌면 작년과 재작년의 계절을 비교하는 게 겪어온 사람들의 경험치일 테니까.
삼복더위가 아직 오지 않았다. (2025년 기준 초복은 7월 20일!) 복날이 오면 얼마나 더 더울까? 작년보다 더 덥다고 느끼는 것은 나의 기분 탓일까 아니면 전투복 탓일까? 결론을 빠르게 내리는 게 마음이 편하겠다 싶어 '여름은 원래 더운 계절'이라고 정리해 본다.
어떻게든 쓰러지지 않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하는 것이 좋다. 여기서 만반의 준비는 마음을 다잡고 준비하는 것이 아니라 온열 손상을 방지할 수 있는 대책을 세우고 하루를 보내는 것이다. 매일매일 마주할 더위는 한참의 시간 동안 우리 곁을 떠나지 않을 것으로 보이니 하루하루를 현명하게 보낼 필요가 있다.
에어컨에만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현장에 있어야 하는 사람은 현장에 있어야 하는 법. 더위를 이겨내는 법보다는 더위속에서 조금 더 안전하게 보내는 법으로 살아내야겠다.
제목만 들었을 때는 정말 여름에게 더위를 조금만 줄여달라고 부탁하고 싶을 정도로 이들의 노래제목은 어쩌면 나의 간절함을 투영하고 싶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가사의 내용은 나의 바람과는 전혀 다른 내용이라는 점!
김대진, 곽승남으로 이루어진 2인조 그룹 인디고는 원래 1990년대 그룹 지오(Zio)의 멤버이기도 했다. 지오 해체 후 이들은 터보의 데뷔조이기도 했었다고 하지만 데뷔까지는 하지 못하고 인디고로 재데뷔하게 된다.
2002년에 발표한 이 곡은 2016년 여름을 대표하는 곡을 정하는 설문조사에서 6위를 차지하였으며 한참의 시간이 지나도 오랜시간 사랑받는 음악임을 현재도 증명하는 중이다.
인디고는 1집의 타이틀 곡인 <여름아! 부탁해>를 히트한 후 2집에서는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하고 해체를 하게 되지만 김대진과 곽승남은 연기자로 전향하여 드라마, 영화 등에서 조연급으로 많은 활동을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