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ck Derringer - Real American
내 눈을 의심했다. <헐크 호건, 사망>이라는 제목의 게시물의 내용을 보기 전까지는 믿을 수가 없었다. 불과 트럼프가 선거운동을 할 때만 해도 자신의 지지세력을 위해 현란한 마이크 웍을 선보인 사람이 그렇게나 빨리 죽는다고? 다른 사람도 아니고 헐크 호건이?
71세의 헐크 호건이 내 예상보다 너무도 빠르게 이미 별이 된 WWF 슈퍼스타들의 곁으로 갔다. 마초맨 랜디 세비지, 얼티밋 워리어, 빅 보스맨, 싸이코 시드, 오웬 하트 등 한 시대를 풍미했던 스타들이 떠나며 헐크 호건도 그들의 곁으로 가고 말았다.
나는 또래들보다 WWE(당시 WWF)를 먼저 접했다. 내가 인터넷을 통해 제일 먼저 본 경기는 지금도 잊히지 않는다. 1987년 3월에 열린 레슬매니아 3에서의 헐크 호건의 바디 슬램! 키가 2미터가 넘고 몸무게도 230kg가 넘는 앙드레 더 자이언트를 바디 슬램을 한다는 것만으로도 어린 나에게 충분히 멋져 보였고 내 우상은 그렇게 내 마음속 깊은 곳으로 들어왔다.
그의 무적 선역의 모습도 참으로 멋졌지만 대놓고 악역을 했던 모습도 여전히 생생하다. WCW로 넘어간 후 선역의 모습을 유지하다가 지지부진한 시청률을 이겨내기 위하여 악역을 시도하게 되는데, 당시의 그는 악역 그 자체였다. (물론 WCW에서 마초맨을 구하러 나오는 듯한 모습은 누가 봐도 자신의 턴힐을 걱정하는 듯한 표정이었지만..)
난 노란색의 헐크 호건도 사랑했지만 검은색의 헐리우드 호건도 사랑했다. WWF에서의 모습은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정의의 사도라면 WCW에서의 모습은 '성인이 되어서는 이렇게 멋지게 살 수 있어 친구!'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각본으로 짜인 세계였지만 나는 그런 기믹을 지금도 좋아한다. 왜냐고? 멋이 있으니까!
한 세대의 아이콘, 그리고 미국 경제에도 많은 영향력을 끼쳤으며 자라나는 어린이들에게 "기도를 잘하고 비타민을 꼭 챙겨 먹어라. 형제들이여!"라고 강조했던 WWE 슈퍼스타의 죽음은 지금도 믿기지 않는다. WWE를 거쳐갔거나 여전히 WWE에 남아있는 사람들은 헐크 호건을 두고 많은 말들을 남겼는데...
'헐크 호건은 상징적인 존재였다.'
'호건 같은 이는 없었으며 앞으로도 없을 것'
'그는 역사상 가장 위대한 슈퍼스타!'
'가장 많은 사랑을 받았고 존경받았던 레슬러'
등등의 많은 사람들이 호건을 추억하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오늘날의 프로레슬링은 헐크 호건이 없었다면 더욱 커지지 않았을 것이다. 나도 이번 글을 쓰면서 헐크 호건의 명경기들을 다시 한번 챙겨보게 되었는데 여전히 그는 멋져 보였다. 선역도 악역도 모두 다. 나도 당신처럼 멋진 사람이 될 거예요.
Goodbye Hulk Hogan.
WWE에서 만든 헐크 호건의 추모영상을 끝으로 글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헐크 호건을 상징하는 등장음악! 릭 데린저의 대표곡 <Real American>은 헐크 호건이 WWF에서 활동할 때부터 WWE에서도 그가 등장할 때마다 함께한 곡이다. 헐크 호건이 아주 잠시 가면을 쓰고 Mr.America로 활동할 때에도 이 곡은 그와 함께 하였다.
헐크 호건이 악역일 때는 이 곡을 쓰지 않고 다른 음악을 사용하였는데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이 곡의 가사는 정의로운 미국인의 모습, 사람들의 권리를 위해 싸우는 모습, 숨지 않고 이겨내겠다는 모습 등 꽤나 멋진 모습들이 가사에 담겨있기 때문! 정말 전성기 때의 헐크 호건의 모습과 다를 것이 없었다.
안타깝게도 릭 데린저도 올해 5월에 세상을 떠났다. 올 한 해에 벌써 아티스트가 여럿 떠났다. 오지 오스본도 척 맨지오니도 헐크 호건까지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