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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에서 '안전 바'가 있나요?

안전지대 - ショコラ (2003)

by 좋은음악수집가

큰 사고가 날 뻔했다. 운동은 그 누구보다도 안전하게 해야 한다는 주의를 고수하고 있고 무리하면 절대 안 된다는 것을 누구보다도 강조한다.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마음가짐은 조금씩 나를 성장시킨다고 늘 믿고 산다.


그날 컨디션이 썩 좋지 않았지만 운동은 하고 싶었다. 아내와 함께 점심식사를 외식으로 하고 혼자 운동을 하러 가기로 했다. 밥을 먹었으니까 에너지를 쓰고 싶었달까? 그래봤자 스쿼트와 데드리프트 두 가지의 종목만 하기로 했다. 못한 숙제를 하는 느낌을 가진 채로.


파워 랙에서 가장 중요한 행위는 자신의 신체에 맞게 바 높이를 설정해야 하고 그 후에 안전 바를 꼭 설치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스쿼트를 할 때 자칫 깔릴 때 안전하게 빠져나올 수 있는 장치가 된다. 이게 없으면 스쿼트를 하지 않을 정도로 나는 깐깐하게 설치한다.


'휴... 안전바 없으면 큰일 날 뻔했다.'


200kg 스쿼트 3회를 성공했다는 기쁨을 느끼려는 순간 바를 제대로 걸지 못하고 바 걸이가 떨어지고야 말았다. 누군가에게 도움을 요청하자니 그럴 수가 없었고 안전하게 하단 안전바에 안착시켜서 탈출을 하였다. 만약 안전 바를 설치하는 것이 습관이 되어있지 않았더라면? 오우.. 상상하기도 싫다.


보는이로 하여금 경각심을 심어주기 위해 아내에게 부탁한 영상. 그만큼 그 때는 긴박했다.




안전 바를 설치함으로써 조금은 그 경계 안에서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것 같다. 그렇다면 삶 속에서는 안전 바가 어디에 있을까?


군생활을 하면서 가장 많이 들은 말은 "할까 말까 할 때는 하지 마라."였다. 어떠한 행위에 대해 할까 말까 고민하는 순간에 긍정적인 행위가 아닌 부정적인 행위들이 압도적으로 많았기에 경험에서 우러나왔기에 그러한 말들이 나오지 않았을까?


설령 적을 마주한 순간에 '쏠까 말까'라고 고민하지는 않을 것이다. 군인이라는 삶 속에서 자기 자신을 통제하지 못한다면 어떠한 것들을 직면하게 될지는 굳이 겪지 않아도 누군가가 겪었기 때문에 교육이 되는 것이고 그것이 마음속에 안전 바가 되어서 우리가 조심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작전 지역을 벗어나고 싶을 경우엔 정당한 권리로써 휴가를 사용하면 되는 것이고 집에 가야 하는데 음주를 하였다면 대리운전을 부르거나 대중교통을 타면 되는 것이며 싸움에 휘말릴 것 같은 곳이나 다른 군기를 저하시킬 만한 곳은 그냥 안 가면 된다.


이러한 생각이 곧 군생활의 안전 바가 되고 그것이 부대의 사기 진작에 아주 작을지라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 믿고 있다. 그러니 운동을 하든 삶에서든 자신만의 안전 바를 꼭 만들어 놓았으면 한다. 그것이 언젠가 나를 지켜줄지 누가 알겠는가!





듣자마자 '어? 이곡이 일본노래였어?'라고 생각하신 분들이 분명 계실 것이다. 사실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안전지대의 보컬이자 이 곡의 작곡가인 타마키 코지는 이 곡을 만들고 한국의 밴드 M.C the Max와 함께 한국과 일본 양국에서 동시에 발표하기로 하였으나 안전지대가 시기상 조금 더 먼저 발매하게 된다. 이후 M.C the Max는 <사랑의 시>라는 제목으로 발표한다.

(이 곡의 제목은 <ショコラ>라 쓰고 '쇼콜라'(초콜릿)로 읽으면 된다.)


안전지대는 타마키 코지를 중심으로 결성된 5인조 밴드이며 1982년에 데뷔하게 되는데 데뷔할 때의 모습은 일본 포크계의 거장 이노우에 요스이의 백밴드의 모습으로 선보이게 된다. 공교롭게도 이노우에 요스이는 1969년에 데뷔하여 1981년이 될 때까지 방송출연을 일절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아무튼 1982년에 데뷔한 안전지대는 타마키 코지를 중심으로 일부 멤버 변동도 있었지만 팀의 기둥이 탄탄하다는 것을 몸소 증명하였고 그의 절절한 보이스는 계속 들어도 지겹지가 않고 계속 감동을 준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타마키 코지는 젊었을 적에는 굉장히 날카롭고 세 보이는데 2003년의 모습은 굉장히 차분하고 친근한 느낌을 준다. 마치 드라마 미생에 출연했던 이성민 배우 느낌도 나는 듯? 아니면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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