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샛 글」 전기장과 자기장은 진짜 있는 거?

장(field)는 편의상 개념일까, 실재일까?

by 강윤식

이번는 제가 물리 공부하던 시절에도 같이 공부하던 사람들과 꽤 이야기를 나누던 주제입니다. 가벼우면서도 꽤 의미있는 이야기일 수 있겠네요.


그 이야기는 '장'(field)에 대한 것입니다.


앞에서 전기장에 대한 이야기를 했었죠?

E = F/q와 같이 전기력에서 힘을 받는 전하 만큼을 나눠서, 그 전하의 기여치를 빼 놓는 것이었습니다. 전선에 있는 1조×1000억 개 정도의 전자를 모두 공던지기 다루듯 추적할 수는 없겠죠?


그래서 그 전자의 전하 기여치를 빼고 전선에서 전기를 일으키는 공간의 잠재적 변화만 다루는 것이고, 그것이 전기장입니다. 전기장을 다 알게 되면, 거기에 전자의 전하를 곱하기만 해서 힘을 얻게 되니까, 엄청 편한 것이죠. 실제로 전선에서도 전기장이 건전지 때문에 생기면 다 같이 전자들이 옆으로 동시에 척! 하고 움직이잖아요. 비슷하게 자기장도 있는데, 이것은 힘을 받는 전류 만큼을 빼 놓는 것 입니다. 자기력 전기의 흐름 때문에 생기니까요.


그렇다면 여기서 우리가 하게 되는 질문은, 과연 '전기장과 자기장은 진짜로 존재하는 것인가?' 입니다. 리가 편해서 미리 계산 해 놓은 전자기적 공간이었죠. 그리고 해석기하와 미분을 통해 너무도 아름답게 나타내었죠. 그러면 이것이 혹시 본질적인 것이 아닐까 하는 유혹이 생기기에 충분하지 않나요?


여기에 전에 이야기 나눈 전파도 있습니다. 안테나에서 전기 신호를 주어 흔들어대면 전파(전자기파)가 공간으로 날라가죠? 이것은 전기장과 자기장으로 이루어진 파동인데요. 이것을 받아서 라디오도 텔레비전도 스마트폰도 합니다. 신호와 에너지가 전기장과 자기장으로 전달되고 있군요!


게다가, 전자렌지의 마이크로웨이브도 전자기파이구요, 세상에~ 빛도 전자기파 입니다! 볕(태양 빛)을 쪼이면 따뜻하잖아요? 저 따뜻한 것이 태양에서 여기까지 날라왔다는데요, 그것이 전기장과 자기장으로 이루어진 파동이라는 것이죠.


오호... 이쯤 되어도 전기장과 자기장은 계산의 편의상 만든 개념일까요? 여기서 의견이 분분했던 것이죠. 본질은 '힘'과 그곳으로부터 나타내어지는 '에너지'라고 생각과, 저 정도면 '장'도 실재한다고 봐야 하지 않느냐는 생각. 힘은 명확하잖아요, 전기가 있으면 당기거나 밀고, 자석도 당기거나 밀고. 근데 전기장과 자기장은? 공간에 잠재적으로 이미 있어서 전자나 전류가 있기만 하면 힘이 생긴다고는 하지만, 확인은 어차피 힘으로만 되잖아요. 전파도 사실은 그냥 저~멀리 안테나와 스마트폰의 주고 받는 힘일까요? 태양 빛도 태양과 내 피부의 주고 받는 전자기력 일까요?


우리가 추상적으로 도출해 낸 개념은, 1차적인 실험로 검출이 안되는 경우라면 실재는 아닐까요? 그것이 너무도 아름답게 펼쳐지고, 현상을 명쾌히 설명하며, 에너지를 전달하는 매개체인 듯도 한데 말이죠.


20세기 이 후 우리는 많은 것을 구축했습니다. 우리가 만들어낸 세상의 실재와 가상의 기준은 무엇일까요. 어쩌면 그것에 집착하는 것이 무의미할까요? 어차피 우리는 그것으로 살아가는게 말이죠. 그래도 물리하는 사람들은 여전히 본질과 실재가 중요해서인지, 이 이야기로 참 오랫동안 나누었던 기억이 납니다.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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