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나의 드림카는 폭스바겐이었다. 뉴비틀이라고 불리는 그 자동차. 길을 가다 우연히 때로는 달리는 언젠가는 주차되어 있는 그 차를 마주칠 때면 눈을 뗄 수가 없었다. 보기만 해도 너무 귀여웠으니까.
어릴 적에는 그것이 얼마나 갖고 싶던지. 특히 빨간색 컬러가 갖고 싶었다. 어린 시절부터 오랫동안 꿈꿔왔던 나의 첫 번째 드림카였다. 그 당시 나는 딱 그만한 사이즈의 소형차를 갖고 있었다. 그 아이도 빨간색이었다. 그러나 그 둘은 너무 달랐다.
그 당시 살던 집 근처에는 늘 그 차가 주차되어 있었다. 나는 그 당시 그 차를 보면서 '집주인의 차'이겠거니 생각했다. 내게 그 차를 가진 사람은 당연히 집도 있겠거니 생각했고 늘 부러웠다. 집도 드림카도 가진 그 사람이 사회초년생인 내게는 제일 부러웠다.
요즘에는 그 차를 거의 만날 수가 없다. 지금은 단종된 것으로 알고 있고 아마 더 희귀해졌을 것이다. 어느덧 나이를 먹어 그 정도 차를 살 수 있는 때가 왔는데... 나의 첫 번째 드림카는 살 수가 없었다.
말 그대로 추억의 드림카로 남게 되었다.
지난 세월 동안 빨간색 소형자동차를 거쳐 회색소형차 그리고 또다시 회색의 중형차를 소유해 왔다. 작았던 소형차에서부터 중형차까지 차근히 조금씩 사이즈를 키웠다.
이다음에는 어떤 차를 타게 될까? 마지막 차를 꽤 오랫동안 타고 다니다 보니 차 욕심이 전혀 없던 나도 가끔은 새로운 차를 상상해보기도 했다.
그래서 나의 두 번째 드림카는 화이트 suv이다. 제주에 살다 보니 캠핑에 대한 마음이 커져갔다. 현실적으로 캠핑은 무리니 그러면 차박이라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트렁크가 넓은, 뒷좌석이 확 젖히는 그런 차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실상은 캠핑도 가지 않고, 차박을 가지도 않을 것 같지만 오랫동안 꿈꿔오던 흰색의 suv가 꼭 갖고 싶었다. 사실 브랜드는 상관없었다. 소형 suv이면 충분했고 이왕이면 마음에 드는 디자인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마침내 새 차를 사게 되었다.
꿈은 이루어진다! 야호!
새 차는 차를 사려고 알아본 지 하루 만에 계약하고 무려 일주일 만에 받게 되었다. 그동안 차가 없던 것은 아니었지만 내가 결정하고 산 차는 처음이라 정말 신났다. 그것도 나의 두 번째 드림카를 사게 된다니! 얼마나 기쁜가!
그러나 하필 뽑기 운이 없었다.
새 차가 나온 지 일주일 정도가 되었을까 차량에 경고등이 뜨기 시작했다. 그래서 차를 as센터에 보내게 되었다. 센터에서는 새 차라 별 큰 문제가 아니라고 했다. 그래서 간단한 조치 후 다시 차를 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다시 며칠 후 차는 똑같은 경고등이 떠있었다. 차를 다시 as센터로 입고시켰다. 이번엔 간단한 문제가 아니었다. 해외에서 오는 부품수급이 오래 걸린다고 했다. 후에는 다른 부품을 더 추가로 변경해야 한다고 했다. 12월 말에 들어간 차는 두 달이 다되어 가는데 나오지 않았다.
기다리고 기다린 끝에 결국 환불을 받기로 했다.
나의 드림카는 그렇게 사라져 버렸다.
나의 드림카 구매기는 이렇게 시시하게 끝나버렸다. 드림카를 사는 것은 쉬운 일이었지만 동시에 복잡한 일이었다. 분명 드림카를 위해 많은 돈을 지불했지만 나는 결국 차를 구매한 지 세 달 만에 차를 다시 보내주게 되었기 때문이다.
과연 다음 차례의 드림카를 사야 할까? 살 수 있을까?
글쎄... 다음 드림카를 생각해 본 적은 분명 있었지만 그동안 마음고생을 많이 했더니 차를 사는 일에 지쳐버렸다. 그러나 이곳에서는 차가 꼭 필요한데 차를 구매하는데 이것저것 이제야 고민되는 것들이 많아 쉽게 선택하지 못하고 있는 요즘이다.
과연 나는 어떤 차를 구매하게 될까? 이번에는 뽑기 운이 과연 제대로 작동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