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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명옥 May 13. 2024

콘서트에 박수가 없다

공연장 앞이 북적북적한다. 여자 어른들의 소풍이다. 같은 색으로 옷과 모자, 형광봉을 깔 맞추고 풍선, 가방과 이름표 색도 그들의 지지자를 드러낸다. 장미 향이 흩날리는 날, 조용한 잔치가 열린다.


"이모~~ 찍지 마세요." 판매하는 굿즈가 재미있어 찍다가 상인에게 혼난다. 혼나도 즐겁다. "언니~~ 우리 클럽 가입하세요." 점잖은 유혹을 받는다. '유혹받는 것은 유혹하는 것보다 행복하다.'라고 하던가?


공연 30분 전에 입장하기 시작한다. 트롯 팬들이 조용하고 느긋하게 움직인다. 열렬 팬들은 오히려  극성맞지 않다. 십만 원이 넘는 입장권, 전국에서 달려오는 경비, 소소한 굿즈에 꽤 쓴 몸짓들이다. 1800석은 형광봉과 외침으로 가득하다. 절도 있게 외치고 화려하게 흔든다. 아줌마들의 질서는 아름답다.


"이번 여행에 동참해 주셔서 고맙습니다."는 가수의 멘트가 감동이다. "박수 많이 쳐 주세요~~" 그녀들의 우상은 박수를 원하는데 박수 소리가 안 난다. 두 손으로 응원봉을 흔들며 가수의 이름을 열창한다. 빛은 소리보다 화려하다. 남발되는 트롯 경연에 식상하지만 우상을 만난 여인들은 행복해 보인다. 건강한 팬덤에 박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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