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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명옥 Jul 25. 2024

껍데기를 벗은 매미 같은

그녀가 도라지고膏를 만드는 까닭은

그녀의 도라지고덤덤하다. 눈이 번쩍 뜨이는 맛은 아니다. 도라지즙이 주스처럼 마시기 좋고 도라지청이 잼처럼 먹기 좋다면 도라지고는 꿀떡 삼켜지지 않는다. 슬로 푸드이다.


그녀는 감주도 만든다. 혹하지 않고 깊은 맛이 난다. 어떤 재료를 쓰는지, 어떤 과정으로 만드는지에 따라 맛과 영양 달라지겠지. 보다 건강을 우선하는 것은 그녀의 진심이다.


그녀는 음식에 진심인 보살이다. 그녀를 만난 것은 내 행운이다. 그녀의 요구르트와 발효 떡은 나의 베프이고 감주나 유과는 인연이 닿는 날 득템한다. 좋은 음식을 만난 인연이 즐겁. 


-음식 보시 많이 하니 복 받겠어요.

  : 남편이 배 사업하니 살아있는 생명들을 잡아오잖아요. 그래서...

보살은 껍데기를 벗은 성충이다.

-이문도 없는데 몸에 무리하지 말아요.

  : 건강을 나눈다 생각하며 움직이는 게 좋아요.

장(腸) 형의 보살이다. 말리지 않는 게 좋겠다.


한때는 U시에서 식당으로 재미도 보고 남편의 사업 초기에 롤러코스트도  그녀, 청정 전원에서 꽃에 묻혀 살던 그녀, 유과도 배우고 떡도 배워 건강을 나누는 그녀. "제가 창업하면 지역에 일자리 몇 개는 만들잖아요."  "돈 벌어 한 달에 한 번이라도 무료급식하고 싶어요." 인구 1만 면소재지의 보배로다.


식구들은 창업을 말리고 음식을 함께 배운 도반들도 말린다는데 나는 지지한다. 남편의 업을 갚으려는 보살행, 건강식을 나누려는 의지, 이익보다 양심을 중시하는 진심을 나는 존중한다. 정직한 여인이 창업해서 건강도 나누고 이익도 적당히 생기기를 바란다. 넉넉한 여인이 나누는 진심을 오래 누리고 싶다.


매미는 껍데기를 벗고 탈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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