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가지 없는 새끼"
동생이 내 앞에서 내 아들을 욕한다. 맨정신으로 막말한다. 집안에서 중재자 역할을 해오던 막내동생이라 놀랍다. 말문이 막힌다. 동생 입을 막고 싶다. "나도 그리 생각한다, 싸가지가 없지."
10년 전에 아들이 서울에서 신혼생활을 시작하고 조카가 서울에서 대학생활을 시작했다. 직장 초년생에 결혼 초년생은 정신이 없었다. 아들은 사촌동생이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 밥 한 끼 인정을 나누지 않았다. 막내동생은 그것을 섭섭해했다.
"어머니, ㅈ군이 친정에서 소파에 드러누웠어요." 결혼 초에 장인장모 앞에서 벌렁 드러누웠다는 며느리 말이다. 사돈내외가 어처구니없어할 일이고 며느리는 당황할 장면이다. 그 말을 들으며 나는 부끄러웠다. 가정교육 운운할 행동이다.
아들은 외국에서 대학 생활을 혼자 버텼다. 경제적으로 심리적으로 고생이 심했다. 버텨내는 과정에 생긴 아비투스나 가치관을 어미가 어찌 고치겠나. 본인이 감당해야지.
"내 아들이 싸가지 없다."는 말은 진심이다. 어미로서 섭섭할 때가 더러 있다. 동생이 '싸가지 없는 놈'이라면 인정한다. 그런데 耳順 동생아, 美壽 누부도 고슴도치 어미처럼 제 새끼는 함함한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