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나리아, 외모뒤에 감춰진 비운의 쓰임새

by 따뜻한 말 한마디

카나리아 하면 무엇이 떠오르는가?
귀여운 외모, 아름다운 노랫소리?
하지만 나는 카나리아를 떠올리면 언제나 독가스 탐지의 희생자로 먼저 생각난다.


카나리아는 공기 중 산소 포화도에 매우 민감하다.

이 특성을 이용해, 광부들은 탄광 깊은 곳에서 카나리아를 길렀다.
카나리아가 갑자기 이상 행동을 보이거나 죽으면 곧 위험 신호였다.
산소가 부족하거나 유해가스가 새어 나올 때, 사람보다 훨씬 먼저 반응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수많은 카나리아가 광부들을 대신해 죽어나갔다.


20세기에 들어 카나리아의 몸값이 오르자, 광부들은 그들을 함부로 희생시킬 수 없었다.
그래서 카나리아가 괴로워하기 시작하면, 장치의 산소 밸브를 열어 그들을 살렸다.
자신을 대신해 고통받는 생명을 지켜보는 일은 언제나 힘든 일이었으니까.


나는 한때 가전업체에서 오븐을 개발했었다.
북미향 제품의 사용설명서에는 이런 문구가 있다.

“조리 시, 카나리아를 비롯한 조류를 제품에서 멀리하십시오.”


실제로 어깨에 카나리아를 올린 채 요리하던 고객이 있었다.
요리 중 발생한 일산화탄소로 새가 질식사했고,
그 사건은 곧 피해 보상 소송으로 이어졌다.
그 이후 오븐의 사용설명서에 ‘조류 주의’ 문구가 공식적으로 추가되었다.


만약 집에서 카나리아나 작은 새를 키운다면,
요리할 때는 잠시 멀리 두는 게 좋다.
우리에게는 그저 일상의 한 끼지만,
그들에게는 공기의 질 하나가 생사의 경계일 수 있으니까.

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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