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젊지 않은, 회색 지대

by 따뜻한 말 한마디

2025년 7월, 나는 서른여덟 번째 생일을 맞았다.
한국 나이로는 서른아홉.
만 나이가 정식으로 쓰이기 전이라면,

예전 같았으면 곧 불혹이라 불릴 나이다.


이제는 더 이상 젊지 않다는 걸
인정하는 데 반년쯤 걸렸다.
푸르름보다는, 빛바랜 회색이
이제야 나와 더 잘 어울리는 색처럼 느껴지기 시작했다.


미치도록 무더운 요즘,
출퇴근길에 마주치는 푸르른 가로수를 보며
문득 예전의 나를 떠올린다.
20대의 나는 어떤 사람이었을까.
누군가에게 싱그러움을 느끼게 했던 존재였을까.


나이가 많다는 건,
그만큼 책임도 커진다는 뜻이다.
회사에서도, 집에서도.

회사에서는 남에게 쪽팔리지 않기 위해
나의 책임을 다한다.

조직을 위한 게 아니라,
‘나’라는 사람의 가치를 지키기 위한 일이다.

집에서는 나를 바라보는 어머니와
나의 개딸, '연탄이'를 위해 의젓하려 애쓴다.


요즘 따라 생각이 많아진다.
1년 뒤의 나는 어떤 모습일까.
지금보다 더 단단해져 있을까.
마음의 아픔 없이, 무사히 살아가고 있을까.


이 연재는
시간의 흐름을 점점 더 뼈저리게 느끼고 있는
나 같은 사람들을 위해 쓰고 싶다.

나의 생각을 적어나가며,
읽는 이도 자신의 삶을 가만히 돌아볼 수 있는
그런 글이었으면 한다.


그렇게 우리는, 확신할 수 없는 하루를 묵묵히 걸어가는
서른아홉의 회색 지대 어딘가에서
서로를 만날지도 모른다.


그때는 말없이 웃으며,
그저 서로를 바라볼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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