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의 삶을 사는 중년

by 따뜻한 말 한마디

중년에 가까워지면서 드는 생각이 하나 있다.
내가 사회 속에서 맡은 배역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는 것.


가족에게는 착한 아들, 듬직한 개아빠.
회사에서는 뭐든지 알아서 해내는 과장 말년.
협력업체에게는, 되지도 않는 지시를 내리며 열을 내는
대기업 갑질남일지도 모른다.


이런 내 모습을 보고 있으면, 문득 영화배우 같다는 생각이 든다.
대중은 배우를 영화나 드라마를 통해 접한다.
작품에 따라 이미지도 천차만별이다.
하지만 정작 그 배우의 본모습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나도 마찬가지다.
여러 개의 얼굴을 가진 채 살아가면서,
정작 ‘나’라는 인격은 점점 희미해져 간다.

언제부터였을까.
나의 본모습을 까먹기 시작한 것이.


예전에 브런치스토리에 쓴 글에서도 언급했지만,
한국과 일본의 민족성을 비교할 때
일본인은 이중적, 한국인은 직설적이라는 얘기를 한다.

하지만 요즘은 그 말이 맞는지 모르겠다.
나부터가, 남에게 직설적으로 말해 상처 주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내가 글을 쓰는 이유는 간단하다.
나로 돌아가기 위해.
회색지대를 지나,
내가 본래 가진 색을 되찾고 싶어서.


여러분은 어떤가.
한순간이라도 자신의 본래 모습을 지키며 살아가고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찬사를 받을 자격이 있다.

keyword
이전 04화동안호소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