뜬금없지만, 잠깐 내 자랑을 해보자면
나는 또래에 비해 어려 보이는 편이다.
내 입으로 말하긴 민망하지만, 확실한 사실이다.
그 비결은 피부관리도, 운동도 아니다.
그냥 어릴 때부터 노안이었기 때문.
너무 일찍 늙어버려서, 이후엔 더 이상 늙지 않은 것이다.
하지만 그런 나에게도 고민이 하나 있다.
이제는 내가 '동안호소인'처럼 보인다는 것.
사회생활을 하면서 “어려 보이네요”라는 말을 종종 들었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또래에 비해서 그랬다는 얘기지,
이제는 나도 늙었다.
거울을 보면, 노화가 얼굴 위에 앉아 있는 게 보인다.
내 자랑거리 하나가 사라지는 셈이다.
주말을 맞아 기분 전환 삼아 펌을 했다.
그동안 유지해 오던 포마드 스타일도 질렸고,
솔직히 너무 올드해 보이기도 해서 변화를 주기로 했다.
단골 바버샵에 가서 10분간 상담하고, 시술을 시작했다.
머리 자체는 분명 잘 나왔다.
하지만, 그 머리를 받치고 있는 얼굴이 마음에 안 든다.
마치 최신 iOS를 깔았지만 버벅거리는 아이폰 8 같은 기분이다.
이제 나는 동안이 아니라,
동안 ‘호소’ 인이 되어버린 셈이다.
세월의 무상함을 느끼며,
조용히 혼자 있고 싶은 저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