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면서 가장 서럽고 서글픈 건
몸이 예전 같지 않다는 사실이다.
예전에는 밤샘을 밥 먹듯 해도
몇 시간만 자면 감쪽같이 회복됐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6시간 이상은 자야 다음 날 일과가 가능하다.
밤 11시가 되면 무조건 침대에 눕는다.
최적의 수면을 위해
생각의 버튼을 꺼내 눌러,
뇌를 조용히 정지시킨다.
먹는 것도 신경 써야 한다.
예전엔 즐기던 패스트푸드가
이젠 생각만 해도 속이 더부룩해진다.
자극적인 맛보다
슴슴하고 편안한 맛이 당긴다.
매운 음식을 먹고 나면
위에 용종이 생기진 않을까 걱정이 되고,
술은 더 이상 즐길 수 없는 존재가 됐다.
나는 공황장애 때문에 술을 끊었지만,
주변 친구들을 보면
이젠 한 잔의 대가로 2~3일을 치른다.
무리하게 마신 것도 아닌데 말이다.
건강을 위해 운동을 해야 하는 시기다.
이젠 몸을 가꾸기보다,
지키기 위한 운동을 한다.
무릎은 몇 년 전 수술 이후
비가 오면 예민하게 반응한다.
그럴 땐 하체 운동을 쉬어야 한다.
얼마 전 다친 회전근개는
한 달이 지나도 여전히 불편하다.
운동도 이제,
몸에게 허락을 받아가며 해야 한다.
운동 전 워밍업과 스트레칭은 필수다.
몸풀기와 거리가 멀던 시절이 있었지만,
요즘은 그걸 안 하면
다음 날 병원을 검색해야 한다.
5년 전만 해도 당당했던 내 모습은
이제 보호가 필요해졌다.
혼자서 뭐든 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이젠 누군가의 보살핌이
고맙게 느껴지는 때가 왔다.
이런 변화를 머리로는 이해하지만,
마음은 아직 청춘이다.
백세시대라지만
내게 노화는 너무 일찍 찾아온 것 같아
왠지 억울하고, 야속하다.
그래도 다행인 건,
이렇게 나의 상태를 자세히 관찰하며
나를 더 아끼고,
나를 더 잘 알아가고 있다는 점이다.
서른아홉.
나와 더 친해지는 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