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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소박 Oct 28. 2022

나의 (미)완성 바구니

매듭짓고 정리하며 하나 씩 완성해 가는 이야기 

기성품 양말이 있지만 뜨개 양말을 떠보고 싶은 마음, 이미 덮고 있는 이불이 있지만 직접 고른 천으로 새 이불을 만들고 싶은 마음, 상점에서 작은 선물을 살 수 있지만 내 손으로 직접 만들어 주고 싶은 마음 등 여러 가지 이유로 만들기 시작했지만 무슨 이유 때문인지 서서히 마음이 식어서 결국에는 미완성 바구니로 들어가 버린 물건들…. 


당장 오늘 저녁에 식탁에 깔아야 하는 냄비 받침, 없으면 불편한 필통, 아이가 내일 어린이 집에 가져가야 하는 주머니 등 생활에 필요한 물건의 경우는 만들다가 중간에 미완성 바구니로 들어가는 일이 거의 없다. 나의 바구니 속을 보니 대부분 당장 필요하지 않은 물건이었다. 필요에 의해 만든 것이 아니라 마음이 움직여 만들기 시작했기에 그 안에 담긴 이야기를 끄집어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누구에게나 미완성 바구니가 있다. 나의 바구니처럼 바느질과 뜨개질 거리가 들어있을 수도 있고, 끝맺음하지 못한 원고나 완성하지 못한 레시피가 있을 수도 있다. 더 급한 일이 생겨서, 더 중요한 일이 생겨서 그렇게 뒷전으로 밀려버린 존재들이 쌓여 미완성 바구니가 가득 차 버리면 어느 순간 일상의 다른 부분에서도 무거운 힘이 나를 뒤로 잡아당기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만약 그런 기분이 든다면 당신의 미완성 프로젝트를 끝맺음하기 위해 노력해 보면 어떨까. 결국엔 성취감을 느끼고 후련한 기분으로 힘차게 한 발짝 앞으로 내디딜 수 있게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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