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부터는 구약성경의 폭력과 그것이 인류에게 미친 영향을 본격적으로 살펴보자.
구약성경에는 기본적인 룰이 있다. 첫째, 야훼의 명령을 어기면 그건 바로 죄! 둘째, 죄인을 죽이는 건 너무 당연한 일. 그리고 셋째, 거룩한 것과 속된 것을 반드시 구별해야 한다는 것. 말하자면, 야훼는 VIP로 모시고, 나머지 신들은 그냥 평민급이라는 말이다.
십계명 중 처음 세 가지가 특히 중요한데, "다른 신은 절대 섬기지 마라!" "우상도 만들지 마라!" 그리고 "야훼의 이름을 함부로 부르지 마라!" 만약 이걸 어기면 어떻게 되느냐고? 바로 죽임을 당한다! 야훼 말고 딴 신들은 거들떠보지도 말라는 뜻이다.
여섯 살 때, 나는 신께 아주 큰 불경을 저질렀다.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하나님한테 욕설을 퍼붓고 "한번 붙어보자!"라고 외쳤던 것 같다. 그래서인지 야훼 이름을 망령되이 부르지 말라는 계명은 나를 "헉!" 하게 만든다. 그런데 솔직히, 하나님이 어린애가 툭 던진 욕설에 대로했을까? 아마 전지전능한 그분은 "에휴, 철부지 하나가 또 설치네" 하고 말았을 거다. 전지전능한 존재가 애들이랑 싸우겠다고?
내가 어릴 때 우리 엄마가 나를 교회에 데리고 다녔는데, 그게 그렇게 싫었다. 나중에 청소년이 됐을 때 엄마가 나한테 딱 한마디 했다. "너는 내가 10년 동안 기도해서 얻은 아들이야. 그러니까 하나님을 떠나면 아무것도 성공 못 할 거야." 오! 이게 뭐냐면 예언이었다. 그래서 그런가? 내가 지금까지 뭘 해도 잘 안 되는 이유가...!
아무튼 율법에 육백 몇십 가지 조항이 있다는데, 그중 얼마는 진짜 이해불가다. 특히 "돼지고기 먹지 마라"와 "동성애자는 죽여라"는 게 그렇다. 아니, 도대체 왜 그런 금기를 만든 거야?
먼저 돼지고기 얘기부터. 유대교 랍비들이 수백 년 동안 연구한 결과가 진짜 재밌다. 왜 돼지고기를 먹지 말라고 했냐고? 대답은... 없어! 이유? 그런 거 없단다. 그냥 야훼가 먹지 말랬으니까 먹지 마! 피조물 주제에 야훼의 깊은 뜻을 어찌 알겠는가! 야훼가 “이건 먹지 마!” 하면 우리는 “예! 알겠습니다!” 하고 입 닫으면 되는 거다.
그런데, 최근에 우리나라에서 '개 식용 종식법'이라는 걸 만들었다. 하! 진짜 개 먹지 말라는 법도 만드나? 이게 무슨... 참고로 2015년에 우리나라에서 간통죄가 폐지됐다. 그러니까 이제 바람을 피우는 게 법적으로 죄가 아니라는 거다. “간통? 그건 이제 너희가 알아서 할 일이야!” 근데 개고기 먹는 건 죄라고?
대통령은 법을 그대로 통과시킬 수도 있고, 국회에 다시 의논해 보라고 거부권을 행사할 수도 있다. 그런데 만일 개고기 먹는 법에 거부권을 행사했다면, "역시, 대통령 잘 뽑았어!" 하며 지지율이 폭등했을 거다. 근데 왜 그걸 안 했느냐? 다들 "아, 그거 여사님 때문이지 뭐"라고 한다. 참, 그래서 결과는 개고기는 죄, 간통은 개인 취향! 참고로 나 개고기 안 먹는다.
구약성경에 따르면, 간통한 사람은 죽이라고 한다. 그거는 어느 정도 이해가 된다. 바람피우는 사람한테 화가 나는 건 자연스러운 감정이니까. 근데 동성애자를 죽이라고? 이건 좀 납득이 어렵다. 동성애도 결국 사랑인데 말이다. 사랑에 무슨 신분, 인종, 국적이 중요한가? 그런데 동성끼리 사랑하면 안 된단다. 그것도 그냥 안 되는 게 아니라, 동성을 사랑하면 죽이라니! 이거 참, 황당하다.
이것도 야훼가 명령했으니까 이유 묻지 말고 따르라? 근데 동성애자 입장에서 보면 난감하지 않겠는가? 야훼의 명령을 따르려면 독신으로 살아야 하는데, 독신으로 사는 게 쉬운가! 독신을 유지해야 하는 가톨릭 신부들이 심심찮게 뉴스에 나오는 이유가 뭘까? 성추행 사건도 대부분 동성에게 벌어진다. 만약 동성애가 타고난 거라면, 그래도 그게 죄일까?
참고로, 나는 남자고, 동성에게는 성적인 감정을 느끼지 않는다. 근데 그렇다고 동성애자를 혐오하지도 않는다. 사실 그분들은 나에게 "나와 다르다는 이유로 무시하지 말고, 존중해야 한다"라고 상기시키는 존재다. 한마디로, 취향 차이 정도로 보면 되는데, 그게 죽을죄가 되냐는 거다.
"동성애자를 돌로 쳐 죽이라"는 계명, 이거 진짜 부당한 거다. 생각해 보자. 고양이가 쥐를 잡아먹는 걸 보고 "넌 죄인이야!"라고 할 수 있나? 그건 본능이니까 당연한 거다. 그리고 본능은 창조주가 준 거 아닌가! 동성애도 본능이라고 보면, 동성애자를 죽이라는 건 고양이가 쥐를 잡았다고 죽이는 거랑 똑같다는 말. 이거 뭔가 좀... 이상하다.
누가 봐도 간통은 사회 질서를 어지럽히는 나쁜 짓이다. 근데 웃긴 건, 법으로 처벌은 안 한다는 거다. 간통은 가족을 깨뜨리고, 자녀들을 불행하게 만들고, 그 발생 빈도도 아주 높다. 심지어 종교지도자들까지 간통에 끼어들 정도니, 일반인들은 뭐... 말할 것도 없다. 하지만 동성애는? 가족도 깨뜨리지 않고, 자녀들을 불행하게 만들지도 않는다. 게다가 숫자도 그렇게 많지 않다.
재밌는 건 유대인은 여전히 돼지고기를 안 먹는다. 근데 기독교인은 아주 잘 먹는다. 그럼 동성애에 대해서는? 둘 다 반대! 뭔가 이상하다. 돼지고기 먹는 건 되는데, 동성애는 안 된다? 동성애는 성경에서 금지했기 때문이라면서 미국은 물론이고 한국에서도 사회적 갈등이 어마어마하다. 심지어 동성애자에게 축복기도 해줬다고 종교지도자들이 파문당하거나 출교 당한 경우도 있다.
하필 돼지고기와 동성애 얘기를 꺼낸 이유는 간단하다. 이유 없는 금지도 폭력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