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프레디 Jun 18. 2024

내 고양이 기록일기

나만의 고양이

   내게는 사랑하는 두 고양이가 있다. 그들의 이름은 프레디와 메리이다. 내가 손수 지어준 이름이다. 아이들을 데려오던 6년전 유행했던 보헤미안 랩소디 라는 영화를 봤다. 그리고 극중 인물의 삶과 노래에 매료되었다. Queen의 명곡들을 몇 번이나 반복해서 듣던 시절이었으므로, 내가 데려온 두 고양이의 이름을 Queen의 보컬인 프레디 머큐리와 그의 여자친구 메리의 이름을 따서 만든 것은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닐터다.


 프레디는 아는 친구의 친구의 집에서 태어난 고양이었다. 고향을 떠나 갓 터를 잡고 살기 시작한 24살, 주위 믿을만한 사람이 아무도 없어 외로운 때였다. 어린시절부터 고양이를 좋아하고 키워온 나를 아는 주변 친구가 자신의 친구집에 고양이가 태어났다며, 그런데 너무 많이 태어나 키울 사람이 없어 골치라고 말을 전해왔다. 고양이는 번식력이 강한 동물이다. 한번 임신을 하면 새끼는 3마리에서 5마리, 6마리까지 태어난다. 중성화를 하지 않은 고양이들을 데리고 살다보면 3마리였던 것이 10마리 넘게까지 늘어난다는 것은 경험을 통해 아는 사실이었다. 그 고양이 중성화 수술을 시켜야 한다고 오지랖을 부렸지만 얼굴도 모르는 그 친구가 중성화 수술을 정말 시킬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고양이 중성화 수술은 수컷은 15~30만원, 암컷은 50~100만원까지도 든다. 수컷의 수술이 비교적 간단하고 암컷의 경우 개복수술까지 해야 하기 때문이다.  


 엄청나게 늘어난 고양이들로 골치를 겪는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고, 또 갓 태어난 아기고양이들이 얼마나 귀여울지도 알고, 충분히 뼛속까지 외로워 동물 가족을 들이고도 싶었지만 나는 망설였다. 타지에서 혼자 지내는 젊다기보다는 어리고 미숙한 내가 새로운 생명을 잘 받아들일 수 있을지 확신이 서지 않았다. 그렇게 내가 망설이고 답을 못하던 사이, 주변 친구는 정말 키울 사람이 없다며 고양이를 받아온 뒤 나에게 주고 떠나버렸다. 그것이 프레디였다. 지금은 어느덧 7살이 된, 나의 심술쟁이 아들.


 프레디를 데려오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고양이 카페를 찾다가 너무 귀여운 아기 고양이를 발견했다. 터키쉬앙고라였던 고양이는 새하얀 털과 푸른 눈을 가진 형제 고양이들이 30만원의 몸값을 자랑하는 반면, 고양이를 데리러 오면 공짜로 주겠다는 글이 적혀있었다. 어떤 이들은 흰 털에 푸른 눈을 가진 터키쉬 앙고라를 사랑하겠지만 나에겐 그 고양이가 최고였다. 그렇게 데려와 키운 것이 메리였다. 메리는 얼빠(외면에 약한 인간)인 내가 미안하지만 가장 사랑하는 고양이가 되어버렸다.

 

이전 23화 Doesn't feed your Teacher!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