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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닭 볶음면과 영국남자

라면 하나 잘 만들어서!~

by 고니파더 Feb 15. 2025

오늘은 제가 매우 좋아하는 '라면산업'입니다.

보통 '농심, 오뚜기, 삼양'으로 대변되는 빅 3가 있지만, 그 외에도 꽤 많은 라면업체가 국내에 있다는 걸 새롭게 알게 되었습니다.

'팔도'와 '풀무원'도 있고 최근에 업계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하림'도 그 중 하나 입니다. 참고로 업계 4위는 팔도입니다. (약 9% 수준의 MS)

하지만 주력은 앞서 이야기 했던 '농우삼 (농심-오뚜기-삼양)'이기 때문에 이들을 중심으로 풀어 나가도 큰 무리는 없을 것 같습니다.

먼저 경기민감도에 대해 생각해 봅니다.

아무리 음식과 건강을 연계하는 최근의 트렌드라고 해도, 필수 소비재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라면은 우리 실생활에서 뗄레야 뗄 수 없는 존재입니다. (특히 술먹은 다음날에는 더더욱 -.-;)

그러다보니 꾸준한 매출과 수익성을 보여줍니다. 

Debt Side 투자자들이 좋아할 만한 요소라고 볼 수 있죠.

문제는 이들 3개사의 재무건전성이 매우 탄탄하다는 데에 있습니다.

즉, 돈을 빌릴 일이 별로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돈을 빌려주고자 하는 사람들이 관심을 가질만한 회사들인데, 돈을 빌릴 필요성을 못 느낄 정도로 탄탄합니다. 

아이러니하죠? 

뭐. 원래 인생이 그런거 아니겠습니까?

아래 표를 보겠습니다.

브런치 글 이미지 1

주목해야할 지표는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 입니다.

여타 제조업과는 다르게 우수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최근에 Capex 투자를 한 삼양식품의 경우, 타사 대비 조금 높은 100% 초과하고 있지만 그래도 매우 양호한 부채비율입니다. 차입금의존도는 말할 것도 없습니다. 

두번째는 수출비중과 영업이익율의 연관도입니다.

사실 이번에 리서치 하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라면업계의 영업이익률이라는 것은 왠지 심심한, 고정되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무엇보다 위에 언급한 것처럼 필수소비재이기 때문에 정부에서 가격 통제를 하는 부분이 이익율에 반영되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죠.

그런데 업체별로 EBIT/매출액 차이가 꽤 나는 걸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유는 오뚜기와 같이 라면 외 타 제품이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것이 하나의 원인이 될 수 있겠습니다만, 제가 주목한 것은 제품군에서 차지하는 수출비중이었는데요.

'라면은 필수소비재이다'라는 표현이 해외에 나가면 '라면은 기호식품이다'로 바뀌게 된다고 합니다. 

즉, '기호식품이라는 것은 높은 마진을 붙여서 팔 수 있다' 라는 것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보통 국내 시장의 경우 라면업계의 영업이익율이 4~5% 정도라고 하면, 해외시장에서의 영업이익율은 대략 9~10% 수준이라고 합니다. (기업실사 내용 반영) 

관련하여 주요 3사의 22년 매출액 중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과 영업이익율 비교 자료를 첨부해서 살펴보겠습니다.

브런치 글 이미지 2

3사의 차이가 현격하죠?

라면업계의 종합상사격인 (?) 삼양식품의 높은 영업이익율과 수출비중이 지표의 차이를 명확하게 보여준다고 볼 수 있습니다.  

참고로 저는 영국 남자의 불닭볶음면 영상이 큰 히트를 쳐서 해외에서 매출이 증가한 것이라고 예상했었는데요. 

제 예측이 완전 빗나갔다는 것을 업체 인터뷰를 통해 이번에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더욱 재밌는 것은 유투브 '영국남자'의 구독자가 대부분 한국사람이라는 사실입니다.

결국 '영국남자로 인해 불닭볶음면이 크게 히트했다' 라는 예상은 사실과 다른 것으로 판명났습니다. 

오히려 '나혼자산다'에서 연예인 '키'가 불닭볶음면을 먹은 영상이 해외에서 더 어필했다고 하니, K-POP 문화의 무서움과 위대함이 여기서도 나타난다고 볼 수 있습니다.ㅎㅎ 

세번째로는 주요 시장과 볶음면 라인의 확보 여부 파악입니다.

영업이익율과 수출 비중의 연관성을 감안했을 때 높은 수출비중을 가진 회사의 수익성이 높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어떤 제품이 잘 수출되느냐에 대해 파악해 봐야 했는데요.

재밌는 것은 이것이 국가별로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는 점입니다.

먼저 국내의 경우 대부분 선호 라면은 신라면과 안성탕면 같은 '국물류'입니다. 

만약 같은 문화권인 아시아 지역을 주요 수출국으로 두고 있다고 하면, '경쟁력 있는 국물 라면을 보유하고 있는가' 이것이 키 포인트가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을 비롯한 미주와 유럽은 다릅니다.

볶음면이 대세라고 하더군요. 이탈리아의 스파게티가 떠오른 순간이었습니다.

해당 국가가 주력 수출국이라고 한다면 경쟁력 있는 볶음면 브랜드의 보유는 필수적입니다.

기존에 몰랐던 부분이었는데 이번 기업실사를 통해 새롭게 알게 된 부분입니다.

(수확이라면 큰 수확입니다.)

이번 건을 준비하면서 놀랐던 것은 일본과 비교해서도 우리나라 라면업계의 경쟁력이 생각보다 괜찮다 라는 점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더 성장할 여지가 있는 산업이라고 생각합니다.

추가적으로 해당 건을 준비하면서 저보다 훨씬 훌륭하고 진중하게 업체 분석을 하는 후배를 보고 잠시 잠깐 기뻤던 것 같습니다.

그런 모습을 보고 기뻐하다니... 

'이제 심사에서 은퇴할 나이인가?' 라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순간이었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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