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베이글의 가치는 어디에 있는가?
금요일이니 먹는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제가 사랑하는 브랜드, 런던 베이글이 매각된다는 소식을 엊그제 접했습니다.
참고로 베이글은 스콘과 함께 영국에서 유학생활할때 제대로 그 맛을 알게 되었는데,
무엇보다 스콘엔 클로티드 크림과 딸기쨈이 쵝오죠.
현재 제 기준 국내에서 빵계의 넘버원은 단연 런던 베이글입니다.
물론 얼마 전 먹은 박태환 식빵 '화이트리에'가 무섭게 뒤를 추격하고 있긴 하지만.
특히 런던 베이글의 시그니처 중 하나인 쪽파 크림 베이글을 가장 애정합니다.

생각해보니 먹어본 기억이 가물가물할 정도로 오래되었네요.
[Why] 런던베이글뮤지엄, 불황에도 몸값 3000억원 부르는 이유는 - 조선비즈
인수합병 시장에서는 금번 딜을 두고서 '매각 가격이 높다' 라는 의견과 '매장수가 적다'는 비판이 있는 것 같은데,
팬의 입장에서 이런 의견은 받아들이기 조금 어렵습니다. (심사역 입장이 아님에 주의)
위 기사에도 나와 있지만 성심당을 비교대상으로 삼는다면 가치 평가를 다르게 해야 합니다.
왜냐면 '브랜드 가치'가 어마무시하기 때문입니다.
다들 아시는 것처럼 튀김 소보루는 대전에서만 살 수 있는 특별한 제품이 되어 버렸고 성심당=튀김 소보루가 되어 버린지 오래죠.
전국에 있는 뚜레쥬르나 파리바게트와 같이 '흔하디 흔했'다면, 지금과 같은 성심당의 높은 이익률이 가능했을까요?
런던 베이글도 마찬가지입니다.
'매장이작어서 성장성이 제한된다?'
이 기업의 비즈니스 전략을 모르는, 말도 안되는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런던 베이글의 경쟁력은 바로 거기, 기다려야 하고 쉽게 얻기 어렵기 때문에 있는 겁니다.
'쉽게 가질 수 없는' 브랜드라는 이미지를 이효정 대표가 정말 잘 만들었다고 보는데 그게 성장을 잡아먹는다니요.
특별하고 쉽게 구할 수 없기 때문에 안국역 런던 베이글에 매번 사람들이 그렇게 모이는 것입니다.
지하철역 어디에서나 쉽게 만날 수 있었다면 런던 베이글의 가치가 지금과 같을 수 있을까요?
항상 느끼지만 이런 식의 사고방식이 문제입니다.
'야! 지금 잘 되니까 빨리 밀어부쳐!'라는 아재식 경영전략이 기존에 있던 경쟁력까지 깍아먹는 셈이죠.

잘 나가다 지금은 희소성이 사라진 '노티드 도넛'이 바로 여기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https://www.hankyung.com/article/2025042936507
솔직히 3,000억이라는 매각 가치에 대해서 논쟁을 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관련된 기업가치 평가 자료를 보지도 못했고 세부적으로 재무분석을 해보지 않았거든요.
또 가치 평가의 기준이 무엇인지, 어떤 방법을 썼는지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다만 한가지 분명한 것은 이 런던 베이글을 평가할 때, 비교 대상으로 뚜레쥬르나 파리바게트를 선정했다면, 그것은 초장부터 실패한 기업가치평가 모델이 될 거라는 이야기.
이건 마치 쿠팡의 비교 대상기업으로 이마트나 롯데마트를 제시하는 것과 같아요.
...
결론적으로 런던 베이글의 기본적인 가치는 제품에 있겠지만, 그에 못지 않게 '전략'부문도 매우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제품은 레시피만 있으면 품질은 유지할 수 있을 겁니다.
대기업에서 시스템만 갖추면 어느정도 굴러가는 게 여기에 해당되죠.
하지만 전략은 달라요.
그걸 잘할 줄 아는 '사람'에 의해 움직이는 겁니다.
키맨이 빠지면 곧바로 휘청대는 스타트업과 같죠.
금번 매각의 범위가 어디까지인지 정확히 알기 어렵지만, 처음부터 브랜드 전략을 세웠던 기존 대표이사가 매각 이후 경영권을 잃는다면?
런던 베이글의 미래도 노티드 도넛과 다르지 않을까 싶습니다.
애정하는 런던 베이글의 성공을 기원하며.
오늘은 여기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