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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진? 돈? 공정한 성과평가?

직장인이 생각하는 보상

by 고니파더

사모펀드 업계가 성과급 배분 문제로 시끄러운 모양입니다.


https://biz.chosun.com/stock/market_trend/2025/11/08/BS5B67VWMVAFTPHUU2G4HRKXTA/

관련해서 신한자산운용의 핵심 직원 이탈문제 글을 4~5개월 전에 쓴 것 같은데,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듯.


https://m.blog.naver.com/dulri0000/223977818833

공정한 성과배분이라는 것은 영업실적 못지 않게 한 조직을 이끌어가는 입장에서 매우 중요한 문제입니다.


조직원의 사기는 곧 회사의 실적과 연관되는 부분이기 때문에 쉽게 간과할수 없죠.


그래서 진짜 리더라면 항상 고민해봐야 하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사업부문의 실적이 좋아졌는데 어떤 부서, 혹은 사람이 많은 기여를 했는가?'를 제대로 따져봐야 한다는 것.


만약 어느 부서의 힘과 노력에 의해 달성된 것인지를 조직의 성과평가부서에서 제대로 캐치하지 못하면,


그걸 위해 노력했던 숨겨진 영웅들의 실력은 더이상 발휘되지 않게 될 겁니다.


'어차피 일해봐야 A부장만 잘되지 뭐'라는 생각이 비집고 들어오면?


그 조직의 1~2년 후 미래는 안봐도 비디오라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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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과거 근무했던 회사에서는 특정부서를 위한 승진 TO가 따로 있었습니다.


프런트 성과나 승인, 부결 여부와 관계없이 부서내에서 매번 대상을 선정해서 한두명씩 승진을 시켰었죠.


그런데 문제는 이게 어느순간 '누가 골프 라운딩을 부서장과 많이 나갔나'로 변질되었습니다.


이후 공정한 경쟁은 사라졌고 서로가 서로를 믿지 못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졌습니다.


그때부터 조직은 한없이 망가졌고 골프 라운딩에 나가지 않은 전문가들은 부서를 떠났습니다.


한때 브레인 소리를 들었던 그곳의 경쟁력은 그렇게 안드로메다로 사라져버렸죠.


(갑자기 예수님을 부르짖던 부서장을 위해 승진을 앞둔 선배들이 부활절에 계란 돌리던 모습이 떠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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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반대의 경우도 있습니다.


보험사에서 일하던 때, 입사한지 3개월 밖에 안된 저를 어느날 부서장이 갑자기 부르더군요.


40대 초반에 대기업 임원을 단, 말 그대로 엄청난 분이었죠.


하지만 업무에 있어서는 까다로움의 끝판왕이었습니다.


한번 회의실에 들어가면 이것저것 물어보느라 1시간은 그냥 지나가게 만드는 분이라 그날도 긴장하고 들어갔던걸로 기억합니다.


평소와는 다르게 온화한 표정으로 마주하는 부서장님 얼굴을 보자 더 긴장을 했습니다.


'변비인가?', '회사 짤렸나?'라고 오만가지 생각을 하던 그때,


갑자기 말씀하시더군요.


"내일 인사가 있을건데 파트장이 될 겁니다. 준비하세요."


"네? 그런데 저는 경력직이고 입사한지 3개월밖에 안되었는데요?"


"그게 뭐?"


"남들이 뭐라 하지 않을까요?"


"그럼 내가 지금 사람 잘못봤다는 거?"


"그건 아니고 말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사람들이 잘못되었다는 걸 보여주면 되잖아. 신경안써요. 일을 잘하나 못하나, 난 이게 중요해!"


연봉이 오르는 것도 아니라서 그때는 '그냥 하지 뭐' 라고 생각했는데, 나중에 들은 바로는 그룹의 컨펌을 받아야 하는, 꽤 번거로운 과정이 필요한 일이었다고 하더군요.


(이런거 보면 저는 정무적인 (?) 감각은 전혀 없는 인간)


'일 잘하는 능력' 하나만 본다는 것이, 얼핏 당연한 말이지만 실제로는 어렵다는 걸 안 지금, 힘든 결정을 해준 리더가 지금도 기억에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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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는 건 그날 이후로 미묘하게 분위기가 바뀌었다는 것.


근무기간이 얼마가 되었든, 정규직이든 계약직이든, 공채이든 경력직이든, 해외대 출신이든 아니든 간에,


'우리 부서장은 일 잘하는 놈만 끌어쓴다'는 한가지만 남았다는 겁니다.


아쉽게도 일 잘하는 그 부서장님과의 인연은 짧게 끝났습니다.


어딜가나 눈에 띄는 성과를 내는 분이라 찾는 사람이 많았고, 최종적으로는 오너에게 발탁이 되었습니다.


그 결과 다른 자회사 CFO로 가게 되었죠.


'그분이 계속 계셨다면 과연 내가 이직을 했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같이 하고 싶은 분이었습니다.


...


연말이니 이런저런 이야기들이 많이 나오고 들리는 것 같습니다.


평가를 어떻게 받는지는 성과급, 승진과 연관되어 있기 때문에 항상 민감한 문제입니다.


'이번에 승진 안될 것 같아'라고 엄살을 피는 오랜 친구의 카톡이 울리는 하루, 여러분들은 다들 무탈하게 제대로 된 평가를 받고 계신지 사뭇 궁금해집니다. ㅎㅎ


오늘은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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