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썸과 KFC의 시너지?
투썸을 보유한 칼라일이 KFC를 인수한다고 합니다.
https://n.news.naver.com/mnews/hotissue/article/011/0004569379?cid=2002346&type=series&cds=news_edit
기사를 보니 4년 전 1조원에 투썸을 인수했었네요.
그 즈음 매각되었던 할리스의 거의 7배를 지불한 것으로 기억됩니다.
참고로 저에게 할리스는 사모펀드 IMM 이미지가 굳게 박혀있는 브랜드입니다.
과거 송인준 의장님에게 약정서 싸인 직접 받으러 가야 한다고 고집을 부렸을 때가 생각나네요.
지금 생각해보면 반쯤 미친 듯.

하지만 그래서 직접 뵐 수 있었습니다. 감사할 뿐이죠.
강남 파이낸스센터에 있는 집무실 곳곳마다 보이던 할리스가 가득 들어찬 냉장고를 보면서,
'인수합병하는 사람들은 이런 식으로 홍보하는구나'라는 깨달음을 얻었죠.
10년도 더 지난 이야기네요.
다시 돌아와서...
물론 투썸과 할리스, 이 둘을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제 기준 기업가치가 이렇게 크게 차이난 이유를 그때도, 지금도 찾지 못했던 것 같아요.
KG 그룹에 소속된 지금, 할리스에서 수익을 내고 있나 문득 궁금해집니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3883231
확정은 아니지만 금번 KFC는 2,000억 수준에서 매매가격이 형성되는 듯 합니다.
기사를 보니 '볼트온'이라는 표현을 써놨네요.
커피와 치킨의 콜라보인데 볼트온?
'글쎄?', 혹은 '과연?' 이라는 의문이 드는 순간입니다.
차라리 '역전할머니맥주'를 인수했다면 치맥이니 뭐 이해를 어거지라도 하겠지만...
무엇보다 딜 소식을 듣고 처음 든 생각은 '칼라일 돈을 막 쓰네?'였습니다.

마치 최근의 EQT 같은 느낌이랄까?
물론 대표이사가 바뀐 이후 KFC 실적이 좋아진 건 사실이지만,
영업이익 150억 수준의 회사를, 그것도 식음료업체를 2,000억에 매수한다라...
조금 걱정이 되는 부분입니다.
차라리 적자이긴 하지만 500억에 나온 파파이스가 더 끌리는 건 왜일까요? (물론 매각가 측면에서만)
https://www.nspna.com/news/?mode=view&newsid=791319
선입견만큼 무서운 건 없지만 국내에서 식음료업체 인수합병이 성공한 적이 거의 없기 때문에 보수적으로 접근하게 되는 것 또한 사실입니다.
투썸의 경우도 인수 이후 매출은 약 1,000억 가까이 늘었지만, OPM은 과거만 못한 것이 역시나 마음에 걸리는 포인트이죠.
https://m.thebell.co.kr/m/newsview.asp?svccode=00&newskey=202504171521463800109629
거기다 브랜드도 점점 노후화 되는 것 같고 타 브랜드와의 차별성도 보이지 않습니다.
치고 올라오는 저가 커피 브랜드 대비 어떤 경쟁력이 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실은 이것이 더 큰 문제라고 보고 있죠.
사실 부채비율이나 차입금의존도는 좋기 때문에 투썸의 재무안정성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기는 힘들어요.
대출을 해주는 입장에서야 이것보다 안전한 회사가 있을까 싶습니다.
하지만 주식 투자자, 지분 출자자의 엑시트라는 관점에서는 역시 물음표가 붙습니다.
매년 200억 내외의 순이익을 버는데 1조원이라...
배당으로 빼가려면 50년은 족히 걸리겠네요. ㅎ

그동안의 기회비용을 감안하면? 답이 안 나옵니다.
대상회사인 KFC도 24년부터 실적이 좋아졌지만 그래봐야 23년도 손실난 거 겨우 메꾼 정도에 불과합니다.
물론 25년 실적도 꾸준히 개선되고는 있죠.
하지만 이제 턴어라운드의 첫해일뿐 입니다.
이걸 감안하면 너무 큰 금액을 앞뒤 보지 않고 쏜 듯한 느낌이 드네요.
거기다 애네는 재무안정성도 그닥 좋지 않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무리라고 보는데 저만 그런가요?
이렇게 비판하면 '세계적인 글로벌 사모펀드 형님들이 알아서 잘하셨겠지, 너 따위가 무슨!' 이라고 이야기하는 프런트가 눈에 보입니다.
자기 돈 자기가 쓰겠다는데 더이상 무슨 말을 하겠습니까.
다만 왠지 이번 딜의 유일한 승자는 오케스트라 PE 일 것 같은 기분이 드는 건 왜일까요?
2년만에 1,000억이니..성과보수 20%라면 200억...
하아...아무리 생각해도 사모펀드 쪽에서 일해야 했나요?
ㅜ.ㅜ
5년 뒤 이 딜의 결과가 문득 궁금해지는 하루입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P.S
치킨 나이트 없애기만 해봐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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