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평범하게 삶을 사는 게 가장 어렵다고 이야기하곤 한다.
아이러니하게도 나는 내 평범함을 너무나 싫어했다.
호랑이 같은 아버지와 천사 같은 어머니 밑에서 자라, 회사 담당자들이 본다면 누구보다 빠르게 떨어트릴 사람의 인생을 살고 있는 사람이 나였다.
어린 시절에는 평범한 게 최고야라고 하는 어른들을 보며 화가 났다.
특출 나고, 누구에게나 관심받고 싶어 하는 어린이에게 내려지는 욕 같은 느낌이었다.
재능 없고, 누구에게나 대체될 수 있는 아이라는 느낌이 크게 들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그 아이는 한 살 두 살을 먹고, 울타리에서 벗어나 세상 밖으로 나왔다.
그러자 알게 된 것이다.
어른으로써 평범하게 살기 위해서는 치열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어디에서나 튀지 않기 위해, 할 말을 생각하며 조심스럽게 말을 꺼내야 했고.
어디에 가져다 놔도 어울리는 그런 사람이 되는 게 가장 필요하다는 생각까지 가지게 되었다.
그저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저 자리에 있는 듯 없는듯한 사람.
왜 남들에게 주목받는 것보다 아무도 모르게 있는걸 더 좋아할까 고민해 봤다.
관심을 받을 때 그 관심을 실현시키기 위한 책임이 생기고, 책임이라는 걸 내가 지지 못했을 때의 압박감이 크게 와닿았기 때문이다.
압박을 없애기 위해 눈에 띄지 않는 평범을 택한 것 같기도 하다.
그래서 오늘도 모두에게 미움받지 않는 평범을 택한다.
어린 시절 넘치던 자신감은 어른이 되면서 점점 사라져 가는 것만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