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길바닥에 앉아서 엉엉 울고 있는 어른을 본 적이 있는가.
그게 어제의 나였다.
주위 시선 신경 쓸 겨를도 없이, 무너져 내리는 내 감정을 돌봐야 한다는 생각에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울게 된 이유도 나보다 큰 어른들이 듣기에는 기가 찰 이유일 것이다.
일이 너무 많다는 이유.
기획자로 현재 일하고 있는데, 내 마음처럼 일은 풀리지 않고 쉬지 않고 일하는데 일은 쌓여만 갔다.
도와달라고 손을 내밀어도 아무에게도 잡히지 않는 손을 바라보며 하염없이 울었다.
그렇게 어둡고 텅 빈 사무실에 홀로 남아 컴퓨터 화면을 보고 있었다. 도대체 무엇을 위해 나는 바둥거리며 일을 하고 있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무작정 그 자리에서 컴퓨터를 닫고 회사의 불을 끄며 우선 그 자리를 떴다.
어떻게 집에 들어왔는지도 모르고, 입맛이 없는 내게 단 음식을 우선 집어넣은 채 멍하니 음식만 바라봤다.
하소연을 해도 풀리지 않는 감정에, 스스로를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 그저 이 시간이 지나가기를 멍하니 바랄 뿐이었다.
그렇게 퉁퉁 부은 눈을 뜬 채로 회사에 갔다. 또 바쁘게 일을 하다 보니, 결국 쌓였던 일은 하나씩 끝났다.
난 일이 끝난다는 간단한 사실조차 보지 못했던 것이다. 그 과정은 지옥만큼 힘들지만, 그래도 끝냈다는 사실이 아주 작게 나를 위안 삼게 만드는 게 아닐까 싶었다.
여전히 나는 세상을 제대로 마주하지 못하고 있다.
아직도 어른이 되지 못한 나는 그저 멍하니 세상을 바라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