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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리데이지 Oct 15. 2024

아직도 방황하는 나에게

가슴 뛰는 일을 해본 적이 있는 내 주변 지인을 보았다. 내 주변 사람들은 모두 나와 비슷하게 돈을 벌기 위한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처음으로 누군가에게 가슴이 뛰어 일을 한다는 말을 듣고, 솔직히 처음 든 감정은 충격이었다.


점점 한 살씩 먹어가며, 가슴이 뛰는 일보다는 당장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게 현실적이라고 생각했다. 어찌 되었건 시간은 흐르고, 도전하는 것보다 지금 당장의 생활을 살아가야 했으니까 말이다.


분명 더 어릴 때는 시간이 나를 기다려주며, 계속해서 도전하며 가슴 뛰는 일을 찾기에 많은 시간이 있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몇 가지 도전과 실패만 하면서 자신감은 사라지고 두려움만 가득 찼다. 더 실패하면 내 앞에 남아있는 건 낭떠러지 일 것만 같았다. 그렇게 도전을 포기한 채 그저 편안한 삶만 바라는 어른만 남아 있을 뿐이었다.


그렇기에 가슴 뛰는 일을 찾는 것, 하면서 느낀 것이 궁금했다. 뭔가 나와는 전혀 다른 세상에서 살고 있는 감정을 느끼지 않을까 싶었다.


친구와 이야기하면서 일을 하면서 준비 과정은 나와 마찬가지로 힘들지만 결국 그로 인해 얻어진 결과물을 봤을 때 자신이 만들어 낸 것을 보고 벅차오르는 감정을 가진다고 했다.


그 말을 듣는데 처음에는 존경스럽다는 생각을 하다 이내 창피해졌다.




일을 끝마무리할 때가 되면, 일을 끝내는 느낌이 아닌 일을 수습한다는 느낌이 들 때가 많았다.


그렇기에 결과물을 보는 것보다, 그저 일이 언제 끝나지 뜬 눈으로 시계만 보는 시간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일이 끝나면 결과물에 대한 만족을 느끼는 시간보다, 결국 또 이렇게 엉망진창으로 일을 끝냈구나 하는 속상함이 먼저 나를 반겼다.


예전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았던 이유가 작은 성공을 주변에 두며 실패를 이겨낼 힘을 얻었는데, 지금은 그럴 여유조차 없었다. 실패를 하면 실패를 곱씹는 시간조차 나에게는 사치였기 때문이다. 하루는 너무나 짧고 지금은 해야 하는 일이 넘쳐났다.


하나의 일을 끝마치기가 급급한데, 어떻게 새로운 도전이 이루어질 수 있을까.

그렇게 다시 편안한 삶으로 돌아가려는 순간, 친구의 말이 생각났다. 몸이 아무리 고돼도 자신은 그 일이 자신을 일으켜 세우며 만들어 준다고 말이다.

나를 만든 일이 뭐가 있을까 고민했다. 그러자 예전 짧게 했던 일들이 스쳐 지나갔다. 그래도 그 일들을 하면서 가슴이 뛰었던 것 같은데 하면서 말이다.


그러나 아직도 겁쟁이 어른인 나는 소극적으로 그 꿈을 펼치기 시작했다. 바텐더를 꿈꿨던 내가 자취방에 홈바를 만들고, 누구나 작가가 될 수 있는 곳에 그저 글을 올릴 뿐이니 말이다.


언젠가 이 일이 직업이 됐을 때 여전히 가슴이 뛸지는 모르겠다. 그래도 다시 한번 가슴이 뛰고 싶은 소중한일을 두 번 놓치기 싫어, 더 많은 노력을 들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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