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궁함이 진심을 소환하는 밤

담원의 엽서 Vol.2 postcard010

곤궁함이 진심을 소환하는 밤.

100일간의 엽서를 이어가는 동안은
내내 가난뱅이다. 소재 가난뱅이.

낮동안 문득문득 고민이 떠오르고
날이 저물면 슬슬 초조함이 밀려오고
밤이 깊어지면 흥부네 쌀독같은
내 소재의 가난한 현실을 통감한다.

누가 시키지도 돈이 되는 것도 아닌,
이 작은 종이를 채우는 일은
내 속을 밑바닥까지 닥닥 긁어내
꺼리 한톨을 겨우 찾아내는 일이다.

거기에 물을 붓고 불을 때
겨우 익힌 그 한톨은 하기조차 못면할
초라한 엽서 한장이지만 민낯의 진심이다.

그래서 반복되는 이 쪼들리고 초라한 밤은 소중하다.
쪼그라들지도 부풀리지도 않은
현재의 솔직한 나를 마주하는
특별한 시간들이기 때문이다.

-오늘밤도 가난한 담원글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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