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원의 엽서 Vol.1 postcard066

캘리그래피와 그림으로 띄우는 100일간의 엽서 - 예순여섯번째 엽서

화살표를 따라 걸어가면
목적지에 도착하는 단순한 과정의 여행이었음에도
걷는 사람이나 화살표가 보이지 않는 짧은 몇십분이 계속되면
확신이 흐려지고 생각이 흔들렸다.
다른 기준이 확인되지 않으면
바른 길 위에 서 있는 채로도
수시로 길을 잃곤 했다.

-산티아고 길을 회상하며 담원글, 글씨
까미노 데 산티아고를 두 번 걸었다.
프랑스 길을 엄마랑 함께
북쪽 길을 혼자서.

걷는 동안 만나는 순례자들과 자주 하는 이야기 중 하나가
까미노를 걷는 것이 인생의 축소판 같다는 이야기 였다.

나도 매우 그렇다고 생각한다.
시간이 많이 지난 지금도.

제법 긴 여행이었던 그 시간들은
여전히 사는데 서툰 나에게
아직도 견딜 힘을 준다.

어딘지 모르는 길을 걷더라도
방향이 옳다면 틀린 길은 아니다.
확인되지 않는 시간은 여전히 불안하지만
느린 걸음이든 무거운 걸음이든
멈추지 않는다면 도착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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