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나는 개농장 한켠 뜬장에 갇힌 웰시코기입니다.

by 웰시코기 바람이


안녕하세요?


저는 다리가 짧고 허리가 긴 짜리몽땅의 대명사 웰시코기에요. 저는 지금 개농장 한켠, 차가운 뜬장 안에 갇혀 있어요.

한때 유명 연예인이 저를 키우는 모습이 TV에 방영되면서, 사람들은 저를 귀엽다고, 꼭 키워보고 싶다고 말했죠.

그때부터 웰시코기들은 인기를 얻었어요. 하지만 시간이 지나자 사람들은 알게 되었어요. 우리가 생각보다 크고, 털도 많이 빠진다는 걸요.


그 후, 많은 친구들이 버려졌어요.

저는 그 시절, ‘분양용’이라는 이유로 임신만을 위해 존재했어요.

아기를 낳은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젖도 다 못 물린 우리 아기들을 사람들이 하나 둘 데려갔어요. 아마도 팔려간 거겠죠.

그리고 인기가 시들고, 제가 탈장으로 더 이상 임신을 할 수 없게 되자 무서운 아저씨가 말했어요.

“이제 쓸모없으니 보신탕집에 넘기자.”

끓는 물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는 생각에 몸이 덜덜 떨렸어요.

지금의 기억에는 온통 그날 만이 남아 있는 것 같아요.


여기는 개농장 한켠이에요.

가로 세로 1미터도 안 되는 철창 안에서 저와 같은 웰시코기 네 마리가 함께 갇혀 있어요.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더워도 추워도, 우리는 이곳을 벗어날 수 없어요.

공기는 썩은 냄새로 가득하고, 바닥은 축축하고 차가워요. 누울 자리도, 편히 다리를 뻗을 여유도 없어요.

해가 지면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무섭고 외로운 밤을 보내요.

밥은 제때 주어지지 않고, 줄 때는 한 그릇에 모두 담겨 있어요. 그래서 우리는 밥을 두고 싸워야만 했죠.

저도 덩치 큰 친구에게 밀려 귀가 찢어졌어요.


어느 날은 말을 안 들었다고 무서운 아저씨가 제 친구의 귀를 잘라버렸어요. 그때 들었던 비명 소리를 아직도 잊을 수 없어요.


저는 매일 생각해요.

“언제쯤 이 무서운 곳을 벗어날 수 있을까?”

“끓는 물 속으로 들어가기 전에, 한 번만이라도 따뜻한 밥을 먹고, 사람의 손길을 느껴볼 수 있을까?”


이곳은 너무나 어둡고, 차갑고, 두려운 곳이에요. 하지만 제 마음속에는 단 하나의 소망이 남아 있어요.

‘이곳을 탈출해서, 따뜻한 가족 품에서 밥을 먹는 것.’

그게 제 마지막 꿈이에요. 신이시여, 제발 저에게 그 꿈을 이룰 수 있는 기회를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