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나 기다려 온 탈출의 시간들일까요? 이제야 정말 꿈을꾸는 것 같아요.
의사 선생님이 그러셨어요.
“회복이 아주 빠르네요”
아마도 오랜 시간 간절히 바라온 나의 마음이 드디어 하늘에 닿았나봐요.
의사 선생님과 간호사 언니들이 매일 다정한 목소리로 나에게 질문을 해줘요.
“오늘은 컨디션이 어때? 기분은 어때?”
그 한마디와 눈빛이 그렇게 따뜻할 수가 없어요. 손끝으로 느껴지는 그 온기, 처음엔 그저 낯설었지만 이제는 그 손길이 매우 기다려져요.
원래 사람은 이렇게 부드럽고 다정한 존재였던 걸까요?
뜨겁고 거칠었던 손밖에 몰랐던 나는 이제야 진짜 사람의 손이 어떤 건지 배우고 있어요. 사람의 손길은 이렇게 따뜻하고 안정감을 주는것이었군요.
간호사 언니들이랑 노는게 너무 좋아요. 내 머리를 쓰다듬어 줄 때마다 엉덩이가 제멋대로 흔들려요. 제가 엉덩이를 흔드는 이유는 꼬리가 없기 때문이에요. 웰시코기는 뒤뚱뒤뚱 걸어가는 뒷모습이 매력이라며 아기때 사람들이 꼬리를 잘라버려요. 꼬리를 잘랐을때 어찌나 아팠던지… 그렇게 꼬리가 없어진 저는 꼬리대신 엉덩이를 흔들게 되어요.
“아이, 귀여워라” 그말이 들리면 나는 더 힘껏 엉덩이를 흔들어요. 이젠 나도 알고 있어요. 사랑받는다는 것이 이런거구나.
언니들이 웃으며 내게 말했어요. “이제 너의 이름은 “바람”이야”
바람처럼 자유롭게, 더 많은 세상을 보며 살아가라는 뜻이 담겨 있다고 했어요.
“바람”
제 이름을 들었을때 가슴이 콩닥콩닥 뛰었어요. 내 이름이 너무 마음에 들었어요.
이제 바람이라고 불러주세요!
간호사 언니들은 매일 나에게 밥도 주고, 간식도 주며 잘 보살펴줘요.
그런데요, 행복하게 놀다가도 문득, 이런 생각이 들어요.
‘나도, 가족을 만날 수 있을까?’
간호사 언니들이 웃으며 안아 줄 때마다 그 품이 너무 따뜻해서, 잠깐이라도 그게 내 가족의 품인 것처럼 느껴져요.
하지만 진짜 내 가족은 어디에 있을까요? 오늘도 나는 조용히 기도하며 잠이 들어요.
언젠가 나를 진심으로 사랑해 줄 가족이 나를 찾아와 주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