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 우와! 드디어 탈출이다

by 웰시코기 바람이

그 분들이 정말 다시 데리러 왔어요. 약속을 지켜주셔서 너무 감사했어요.

차가운 뜬장 속에서 수없이 깨지고 무너졌던 마음이 그 순간, 아주 천천히 녹아내렸어요.

정말 나를 구하러 온 걸까? 가슴이 콩닥거렸어요. 기쁨보다 먼저 찾아온 건 낯선 두려움이었어요.

몸이 굳어버렸지만 그 분들의 눈빛만은 따뜻했어요.


조심스레 손이 내게 다가왔어요. 그 손끝에서 묘한 냄새가 났어요. 비누 냄새 같기도, 풀냄새 같기도 한, 사람 냄새.

하지만 확실했던 건, 그 냄새 속엔 잔인함이 없었다는 것. 나는 본능적으로 알 수 있었어요.

이 사람들은 선한 사람들이구나. 뜬장 문이 드디어 열렸어요.

쇳소리가 끼익하고 울릴 때, 그동안 닫혀 있던 내 세상도 함께 열리는 것 같았어요. 눈물이 앞을 가렸고, 다리가 떨려서 밖으로 나서지도 못했어요.

“괜찮아. 이제 나가자.”

그 한마디에 용기가 생겼어요.


드디어 뜬장 밖의 공기를 들이마셨어요. 차갑고 시원한 바람이 폐 속 깊이 스며들었어요. 바람이 이렇게도 향긋한 것이었나요?

그 순간 내 이름도 몰랐던 내가 처음으로 살아있다는 것을 느낄수 있었어요.


긴 시간 차를 타고 도착한 곳은 동물병원이었어요.

“이 친구는 중성화 수술과 탈장 수술이 필요하겠어요.”

의사 선생님이 하신 그 말씀에 순간 귀가 쫑긋 섰어요. 수술이라는 단어는 너무 낯설고 무서웠어요. 하지만 금세 마음을 다잡았어요.


뜨겁고 더럽던 뜬장에서의 삶보다 이 하얀 방이 훨씬 따뜻하다는 걸 느꼈으니까요.

‘괜찮아, 이번엔 달라. 이번엔 진짜 나를 살려주는 거야.’

나는 조용히 눈을 감고 다짐했어요.

“꼭 이겨낼 거야.”

의사 선생님과 간호사 언니가 다정하게 웃으며 말했어요.

“수술이 끝나면 좋은 가족을 만나게 될 거예요.”


그 말을 듣자, 심장이 또다시 두근두근 뛰었어요. ”가족” 그 단어가 이렇게 따뜻한 소리였던가요?

작은 주사 바늘이 콕 들어올 때, 그 짧은 순간 눈물이 맺혔어요. 하지만 곧 깊은 잠이 찾아왔고, 눈을 떴을 때 나는 회복실에 있었어요.

수술은 매우 성공적이라고 했어요.

아프고 무섭고, 온몸이 뻐근했지만 나는 울지 않았어요. 지금의 아픔은 슬픔이 아니라 희망이니까요.

사람에게 이용당했던 내가, 이제는 사람의 손길에 기대고 있어요.

아직 조금은 두렵지만…이번만큼은 믿어 보기로 했어요. 현재는 나약한 강아지일지 몰라도, 이제는 씩씩한 강아지가 될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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