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수학 수업 - 겨울 (11)
오늘 아침 기온이 갑자기 뚝 떨어졌습니다.
겨울이 오는 길목에서, 수학 시간에 입체도형의 겉넓이와 부피를 배웁니다.
3차원에서 살고 있는 우리가 일상 생활에서 만나는 모든 물체들은 거의 모두 입체도형입니다.
입체도형은, 모든 면이 다각형으로 이루어진 다면체와
일정한 축을 중심으로 다각형을 1회전시켜서 만들어진 회전체로 나뉩니다.
입체도형 중 다면체의 겉넓이와 부피를 배우는 수학 시간,
교실은 갑자기 슈퍼마켓이 됩니다.
책상마다 학생들이 가져온 과자들이 놓여 있습니다.
쵸코송이, 구운감자, 예감, 버터와플, ....
집에서 부모님이 아침밥 차려주셔도 안 먹고 나와서는,
학교만 오면 왜 그렇게 배고파 하는지...
달콤하고 맛있는 과자, 얼른 먹고 싶은 마음 가득하겠지만, 잠깐, 이 과자상자들의 공통점은?
바로 다면체라는 것이지요.
꼭짓점(vertax) V, 모서리(edge) E, 면(face) F의 갯수를 세어서,
V−E + F 를 구해 봅니다.
사각기둥 초코송이의 V−E + F = 2
팔각기둥 구운감자의 V−E + F =2
삼각뿔 커피우유 V−E + F =2
모두 2가 나오는 걸 확인한 후,
모든 다면체는 V−E + F =2 가 성립하며, 이는 오일러가 발견한 '오일러의 다면체 정리'라고 알려줍니다.
침이 꼴딱꼴딱, 학생들에게 과자는 먹고,
과자상자는 소중하게 보관하라고 합니다.
그러고는 과자 상자의 겉넓이와 부피를 구합니다.
이렇게 즐거운 수학 수업이 있을까요?
학생들은 마치 하늘에서 먹을 것이 쏟아지는 것처럼 즐거워 합니다.
과자 먹는 소리가 여기 저기 바삭 바삭,
팔각기둥인 과자 '구운감자'는 입체도형 겉넓이와 부피 구하기에 참 좋습니다.
과자 상자를 펼쳐서 전개도를 만든 다음,
과자 상자의 겉넓이를 구합니다.
밑면인 팔각형의 넓이를 구하는 다양한 방법도 제시됩니다.
그리고 높이를 재고, 밑넓이×높이 = 부피를 구합니다.
수학 발전의 원동력 중의 하나가 '측정'이었지요.
측정은, 수학 이론과 실생활을 이어주는 다리이지요.
이집트 수학을 발달시켰던 것이 홍수로 인한 나일강의 범람이었던 것,
그래서 기하학을 뜻하는 'Geometry'는 '땅(Geo)을 측정한다(Metry)'에서 유래되었습니다.
지구의 둘레를 측정하려는 시도 또한 삼각법을 발전시키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태양과 행성에 대한 천문학적 측정은, 로그를 발명하는 계기가 되었고요.
현대 사회에서 측정은, 나노 미터의 미세한 단위까지 측정할 수 있게 되고,
자나 저울이 아니라 디지털 센서와 3D 스캐너를 이용하여 모든 것이 측정되는 최첨단 기술 사회인데,
왜 굳이 입체도형의 겉넓이와 부피를 구하나요? 라고 귀찮아 하는 학생들에게,
이러한 현대적 측정도, 사실은 방금 학생들이 했던,
겉넓이와 부피 구하는 수학적 사고에 기반한 것이라고 얘기해 줍니다.
다음으로 입체도형 중 회전체의 겉넓이와 부피를 구하는 시간에는
귤을 잔뜩 들고 들어갑니다.
겨울 최고의 과일은 역시 귤, 귤은 완전한 구는 아니지만,
귤을 구라고 생각하면서, 귤의 겉넓이와 귤의 지름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 실험을 해 봅니다.
우선 귤 껍질을 아주 잘게 잘라서 원을 만든다.
그리고 귤을 반으로 잘라 만들어진 원 위에 놓습니다.
그러면 그 원은 정확하게 귤의 지름을 반지름으로 갖습니다.
그리하여 구의 겉넒이는 귤의 지름 2r을 반지름으로 하는 원의 넒이, 즉 S=4πr^2 이 됩니다.
예전에는 구를 대신할 과일로 사과를 선택해서 실험을 했습니다만...
중학생이 될 때까지 사과를 한 번도 깎아보지 않은 학생들이 많아서,
구의 겉넓이 구하는 시간이 아니라, 사과 깎기를 연습하는 시간이 되어버렸더랬습니다.
사과 먹지만 말고, 사과 깎아도 봅시다~^^
회전체에는 구도 있지만, 원기둥과 원뿔도 있지요.
그렇다면 원뿔과 구와 원기둥의 부피는 어떻게 될까요?
속이 빈 투명한 원기둥, 구, 원뿔을 준비하고, (단 원기둥 높이와 원뿔 높이 그리고 구의 지름이 모두 같은)
색깔 물감을 탄 물이 담긴 주전자를 준비해서 교실에 들어갑니다.
원뿔의 부피는 원기둥의 부피보다 작은데, 과연 얼마나 작을까요?
원뿔에 물을 가득 채워 원기둥에 넣어 보면, 원기둥의 1/3만 찹니다.
학생들이 직접 눈으로 확인합니다.
이번에는 구에 물을 가득 채워 1/3이 차 있는 원기둥에 넣어 보면, 정확하게 가득 찹니다.
원뿔 부피가 원기둥의 부피의 1/3이니, 그렇다면 구의 부피는 원기둥의 부피의 2/3가 되어야 겠네요.
그리하여 원뿔과 구와 원기둥의 부피의 비가 1/3 : 2/3 : 1 = 1 : 2 :3 이 됩니다.
고대의 천재 수학자 아르키메데스(BC.287~BC.212)도 학생들이 방금 보았던,
원기둥에 내접하는 원뿔과 구에 대하여 원뿔과 구와 원기둥의 부피의 비가 1 : 2 :3 을 발견했습니다.
아르키메데스는 이 사실을 발견하고 얼마나 행복했는지,
원뿔과 구와 원기둥의 이러한 부피의 비에 대해
이보다 더 아름다운 것은 없을 것이라며,
심지어 자기 무덤에 이 그림이 새겨지길 요청했을 정도였습니다.
아르키메데스는 기원전 212년 로마가 시칠리아의 시라쿠사를 공격할 때,
로마 병정에 의해 사망했다는 걸 얘기했었지요.
그의 죽음 이후, 역사의 격변기 속에서 아르키메데스의 무덤은 잊혀졌습니다.
그 후 150년 후, 로마의 정치가 키케로(BC.106~BC.43)는 시칠리아의 재무관으로 부임하면서
모든 그리스인 중에 가장 뛰어난 지성을 가진 사람으로 존경했던
아르키메데스의 무덤을 찾아야 겠다고 결심합니다.
그런데 시라쿠사의 이곳저곳을 수소문 했습니다만, 무덤을 쉽게 찾을 수 없었습니다.
그러던 중, 잡초와 수풀에 덮인 작은 무덤을 찾게 되었는데,
사람들은 이 무덤을 아르키메데스의 무덤을 확신했지요.
왜냐고요,
그 무덤에 원뿔, 구, 원기둥의 비를 나타내는 그림이 새겨져 있었거든요.
키게로는 “가장 위대한 인물의 무덤을 다시 세상에 드러냈다”며 기뻐했다고 합니다.
학생들은 팔각기둥의 구운감자를 먹고, 삼각뿔의 초코우유도 먹고, 원뿔의 아이스크림 콘도 먹고,
원기둥의 탄산 음료를 마시고, 구 모양의 귤도 먹으면서
내 이야기를 듣는 둥, 마는 둥~^^
아르키메데스와는 다른 기쁨으로 들 떠 있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