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수학 수업, 겨울(3) 통계

중학교 수학 수업 - 겨울 (3)

by Galaxy샘

통계(statistcs) 단원을 시작할 때는,

마치 수학 수업이 교실 밖으로 외출하는 것 같습니다.

수학이 세상과 접하는 지점,

수학의 필요성을 가장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는 단원이, 바로 통계이지요.


중학교 1학년 2학기에 처음 배우는 통계는, '자료 수집'에서 시작합니다.

학급 친구들을 대상으로 자료를 수집합니다.

2인 1조로 하여, 우선 관심 있는 주제를 선정한 후, 친구들을 대상으로 데이터를 모으지요.


주제 선정이 참 재밌습니다.

키, 몸무게 나아가 얼굴 길이, 손 크기, 엄지손가락 길이, 귀 길이, 어깨너비는 물론이고,

일주일 동안 수학 공부하는 시간, 독서하는 시간, 게임하는 시간, 학원 가는 시간, 잠자는 시간 등등,

심지어 그동안 사귀었던 이성 친구의 수, 일주일마다 받는 용돈, SNS에서 구독하는 웹사이트 개수,

필통에 들어있는 필기류의 개수 등등 입니다.


자료를 수집하느라 교실은 왁자지껄,

친구에게 질문을 해서 정보를 얻기도 하고,

줄자를 가지고 실제로 측정해서 자료를 모아 오기도 하면서

학생들은 자신에게 질문하는 친구가 있어서 얼마나 행복해 하는지,

학생들은 친구의 정보를 기록하면서 얼마나 재밌어 하는지~


수집한 자료들을 가지고,

자료를 대표할 수 있는 하나의 '대푯값'을 찾습니다. 대푯값으로는

'중앙값(Median)'이 될 수도 있고, '최빈값(Mode)'이 될 수도 있고, '평균(Mean)'이 될 수도 있겠지요.

다음으로 자료를 정리하면서, '줄기와 잎 그림'을 그리고, '도수분포표'도 만듭니다.


자료 조사할 때, 같은 주제로 남학생과 여학생의 자료를 따로 구해서

남학생 자료와 여학생 자료의 '상대도수'를 각각 구하여 비교해 보면,

의미 있는 차이가 나타날 때도 있습니다.

이러한 모든 과정은,

교실에서 '작은 통계학자'가 되어 보는 시간이겠지요.


통계, 'statistics'의 어원을 살펴보면,

국가, ‘state’ 라는 단어가 보이지요.

예전부터 국가 운영에 통계가 필수적이었던 것이지요.

고대 이집트에서 인구 조사를 했던 파피루스가 발견되기도 하였고,

로마 시대에 이미 인구 총 조사를 여러 번 했다고 하네요.

무려 기원전 11세기 중국 주나라에도 인구 조사를 담당했던 관직이 있었다고 하고,

2천 년 전 중국 한나라 <한서 지리지>는 당대 인구 조사 결과가 잘 기록되어 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세종실록 지리지>는 오늘날의 통계청과 비슷할 만큼,

전국 각 군현의 인구, 토지 면적, 성(姓)씨 분포, 특산물, 군사의 수까지 세세하게 기록되어 있습니다.


오늘날에는 당연히 모든 나라에 필수적으로 '통계청'이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통계청 'KOSTAT',

수업 시간에 통계청에서 운영하는 '국가통계포털(KOSIS)' 사이트에 꼭 들어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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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에게 주제별 통계, 지역별 통계를 살펴보는 방법을 알려주고는 둘러보라고 하면,

그야말로 별의별 내용의 통계 자료를 찾아냅니다.

특히 'e-지방비표'에서 지역별 주제 비교는 흥미 만점입니다.

행정구역별 고령인구비율이 가장 많은 지역은 전라남도 28.2%,

행정구역별 1인가구비율이 가장 많은 지역은 서울특별시 39.9%, 대전광역시 39.8%,

행정구역별 출산율이 가장 높은 지역은 세종특별시 1.121명, 가장 낮은 지역은 서울특별시 0.593명,

행정구역별 학생의 학교생활 매우 만족이 가장 높은 지역은 울산시 32.8점, 가장 낮은 지역은 대구시 13.4점,

행정구역별 청년(15세~29세) 고용률 가장 높은 지역은 울릉군 75.8%, 가장 낮은 지역은 순창군 14.3%

행정구역별 녹지율 가장 높은 지역 제주도 82.27%, 가장 낮은 지역 서울특별시 38.6%

행정구역별 삶의 만족도가 가장 높은 지역은 세종특별시 20.3점 가장 낮은 지역 경상북도 7.4점 등등


데이터가 모이면 무언가를 보여줍니다. 즉 통계는 인간의 직관의 오류를 상당히 줄여줍니다.

통계의 위력을 보여주는 사례를 학생들에게 얘기해 줍니다.


1854년 영국 런던에 콜레라가 창궐했을 때 입니다.

사람들은 콜레라가 '나쁜 공기'에 의해 전염된다고 믿었지만,

당시 의사였던 존 스노우(John Snow)는 이를 의심하고, 수학적 데이터로 접근했습니다.

콜레라로 사망한 사람들의 집 위치를 지도 위에 점으로 하나하나 표시하자,

공동 우물을 중심으로 밀집해 있었고,

그 우물의 펌프 손잡이를 제거하자, 거짓말처럼 콜레라 확산이 멈췄다고 합니다.


학생들이 '백의의 천사' 간호사로만 알고있는 나이팅게일(1820~1910)의 통계학자로서의 면모도 소개합니다.

나이팅게일은 1854년~1856년 크림 전쟁 기간 동안 야전병원에서 일했습니다.

그녀는 야전병원에서의 환자의 입퇴원 기록, 병실 상황, 사망 원인, 주변 위생 상태 등을 기록했습니다.

그 결과 전투 중 입은 부상으로 인한 사망보다

야전병원의 열악한 위생 상태가 더 많은 병사를 죽이고 있음을 깨달았습니다.

그리하여 나이팅게일은 이를 그래프로 그려서 당시 영국 의회를 설득했습니다.

그 그래프가 유명한 '장미 도표'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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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이러한 통계적 노력이 병원 위생 개혁으로 이어졌고,

군 병원 사망률을 42%에서 2%로 떨어뜨리는 기적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나이팅게일은 1858년 영국 왕립통계학회 최초의 여성 회원으로 선출되어

50여 년의 시간 동안 통계학자로서 남은 인생을 살았습니다.


통계 자료를 시각화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지요.

유튜브에도 통계 관련 다양한 영상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 중에서 1960년부터 미래의 2067년까지를 예상해서 만든

'대한민국 인구 피라미드 변화' 동영상을 학생들과 같이 봅니다.

스크린샷 2026-02-12 132749.png https://www.youtube.com/@%ED%81%AC%EA%B8%B0%EB%A1%9C%EB%B3%B4%EB%8A%94TOP

그리고 학생들에게 묻습니다.

20년 뒤에 혹시 음식점을 개업한다면, 햄버거 가게가 좋을까?, 국밥집이 좋을까?

20년 뒤인 2046년은 아마도 우리나라는 초고령 사회에 완전히 진입해 있을 것입니다.

당연히 국밥집이라고 합니다만,

20년 뒤에 할아버지 할머니들은 햄버거도 상당히 좋아하시지 않을까요~


근대 이후 통계학을 비약적으로 발달시킨 분야는 천문학과 사회학이었습니다.

두 분야의 공통점은 불완전한 관찰 데이터에서 유용한 정보를 추출해야 한다는 것이었지요.

오늘날에 통계가 필요하지 않은 분야는 찾아보기 힘듭니다.

기술, 경제, 정치, 보험, 주식, 마케팅, 패션, 스포츠, 공중보건, 의학, 엔터테인먼트 등등에서

통계는 이제 현대 사회 '필수불가결한 렌즈'가 되었습니다.


글자를 못 읽는 것이 과거의 문맹이었다면,

현대사회에서 '신문맹'은 데이터의 의미를 파악하지 못하는 것이겠네요.

학생들에게 통계 수업은, 현대사회의 '디지털 문해력'을 키우는 데 필수가 되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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