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수학 수업, 겨울(2) 야구와 '로또'

중학교 수학 수업 - 겨울 (2)

by Galaxy샘

2학기 확률을 공부하고 있을 무렵은, 프로야구 포스트 시즌이 끝나가는,

그야말로 야구부심이 최정점일 때입니다.

한국시리즈 최종 우승 팀이 이제 막 결정되려는 순간입니다.

주말에 가족이나 친구와 야구장에 다녀온 학생들은 다음 날 수업 시간에도 흥분을 감추지 못합니다.


학생들은 이구동성, 야구장은 세상에서 가장 신나는 곳이라네요.

응원을 하다 보면 청중이 모두 하나가 되는 느낌이라며,

치어리더의 춤과 퍼포먼스가 너무나 멋있다며,

야구장에서 먹는 치킨이 가장 맛있다며,

심지어 추첨을 했는데, 자기 자리가 당첨되어 입장료의 몇 배 되는 상품까지 탔다며~


야구의 흥이 가시지 않을 때,

야구장 전광판을 통해 확률을 설명하기 시작합니다.

왜냐하면 야구는 '확률'로 가득 찬 스포츠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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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자가 타석에 들어서면, 야구 전광판은 타자의 각종 정보를 뿜어냅니다.

타자의 홈런, 타수, 안타, 타점, 도루 기록은 물론,

타자의 타율, 출루율, 장타율에 관한 기록도 보여줍니다.


타율(Batting Average)은, 타자가 안타를 친 확률인데요,

한국프로야구 KBO 리그 역사상 한 시즌 최고 타율 기록은,

1982년 MBC 청룡 소속이었던 백인천 선수가 달성한 0.412로, 무려 4할대 타율로,

백인천 선수는 한 시즌의 250타수에서 103안타를 기록했습니다.


출루율(On-Base Percentage) OBP 는,

타자가 안타를 쳤든, 볼 넷이든, 몸에 볼이 맞았든 어쨌든 아웃되지 않고 살아 나간 확률입니다.

장타율(Slugging Percentage) SLG 란,

타자가 한 타수당 평균적으로 몇 개의 베이스를 진루시켰는지를 나타냅니다.

예를 들어 10타수에 5안타를 쳤는데, 5안타 중에서 1루타 3개, 2루타 1개일 경우, 장타율은 0.5 입니다.

한국프로야구 KBO 리그 역사상 장타율의 상징은 단연 이승엽 선수입니다.

이승엽 선수는 2003년 전설적인 장타율 0.699 였습니다. 보통 주전의 타자들도 0.4 내외인데요.


확률 수업을 할 때, 꼭 언급하는 영화가, 야구 영화 '머니볼(Money ball)' 입니다.

미국 메이저 리그 관련 실화에 바탕한 영화인데요.

메이저 리그에서 유서 깊은 전통의 팀이지만, 당시 재정적으로도 가난해서

스타 선수를 데려올 수도 없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자신의 팀에서 실력 좋은 선수들을 뺏기던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팀, 이 팀의 단장 빌리 빈(Billy Beane).

1998년 이 팀의 상황은 최악이었습니다.

스크린샷 2026-02-10 201751.png 영화 '머니볼' 주인공 브래드 피트(왼쪽)와 실제 인물 빌리 빈 단장

저예산으로 팀을 꾸려야 했던 빌리 빈 단장이 이때, 주목한 것이 바로 '출루율' OBP 였습니다.

빌리 빈 단장은, 부상이 있어서, 폼이 안 좋아서, 전성기가 지나서 등등의 이유로 저평가되고 있지만,

안타를 치든 볼넷을 골라 나가든, 어쨌든 출루율이 좋은 선수들을 적극 영입했습니니다.

출루율이 득점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통계의 결과를 확신했던 것이지요.

이것이 야구 영화 '머니 볼'의 시작입니다.

영화의 결과는,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팀은 시즌 초반의 부진을 딛고

메이저리그 역사상 전무후무한 20연승이라는 대기록을 세우며 포스트 시즌에 진출합니다.


이제는 야구의 표준이 된 '세이버메트릭스(sabermetrics)'의 첫 승리였습니다.

미국야구연구협회를 뜻하는 'SABR'와 측정을 의미하는 'metrics'의 합성어인, 세이버메트릭스는,

야구에서 타율, 출루율, 장타율뿐만 아니라, 경기장에 설치된 고성능 카메라나 레이더 덕분에

타구의 속도, 타구의 발사 각도, 타자의 스윙 스피드, 투수가 던진 공의 회전, 궤적 등등까지

싹 다 기록되고 있습니다.


이제 야구는 운의 요소에 의해서 이루어지는 스포츠가 아니라,

운까지도 '확률'에 의해 정확히 예측되는 스포츠인 것이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야구에 열광하는 이유는,

오늘의 날씨와 바람, 응원단의 함성소리, 9회 말 2사 만루라는 압박감, ...

그 모든 걸 극복하는 선수의 찰나의 한 방, 0.1%의 기적이 늘상 있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야구는 사랑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어느새 확률은,

야구광인 학생들에게는 수학의 여러 단원들 중에서 가장 재밌는 단원이 되었습니다.


확률을 공부할 때, 언급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 바로 '로또' 복권이지요.

'로또(Lotto)'라는 말은, 이탈리아어로 행운, 또는 운명이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로또’는 2002년 12월 처음 발행되었는데요,

1~45의 45개의 숫자 중에서 6개의 숫자를 맞추는 것으로,

'로또' 한 장의 가격은 1,000원이고, '로또' 판매액의 50%는 당첨금으로,

42%는 공익사업으로, 7%는 발행 및 판매 수수료로 나가고 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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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로또’의 희망으로 하루를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요... 물론 샘도?

설마 그럴 리가요.


수학샘들은 웬만하면 ‘로또’를 사지 않는다고 학생들에게 얘기합니다.

왜냐하면 '로또'의 기댓값을 아니까요.

'로또' 한 장의 값 vs '로또'가 당첨될 기댓값.


확률을 배울 때,

아이들과 함께 '로또'의 기댓값을 계산해 보면 재밌어 하는데요.

우선 '로또' 에서 나올 수 있는 모든 경우의 수는, 45개의 숫자 중에서 6개를 고르는 것이므로,

(45×44×43×42×41×40)/(6×5×4×3×2×1) = 8,145,060가지 입니다.


그리고는 1등부터 5등까지 당첨될 확률과 기댓값은 아래와 같습니다.

(1등 당첨금은 판매량에 따라 달라지지만, 통상적인 평균값 약 20억 원을 기준으로 계산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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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또' 한 장의 기댓값은 약 503.6원입니다만, 여기에서 세금도 고려하면,

실질적인 기댓값은 약 400원 정도이지요.

'로또' 한 장의 값 1,000원 vs '로또' 당첨 기댓값 약 400원

매번 살 때마다 약 600원을 손해 보고 있는 것이지요.


그래도 재미 삼아 학생들에게 '로또' 숫자 6개를 추천해 달라고 합니다.

물론 만약 이 로또가 당첨된다면...

당연히 그 수익을 반드시 1/n 한다고 약속하고요.


그리고 다음 날, 학생들이 추천한 번호들로 저는 '로또' 한 장을 삽니다.

지금까지 그렇게 구입한 로또가... 당첨된 적은 한 번도 없습니다!!

학생들이 로또의 기댓값이 얼마나 작은지 실감하기에 충분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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