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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둥근해 Nov 17. 2023

[육아일기] Ep36. 너에게 보여주고 싶은 것

엄마 인생 3년 차,
매일 감사함을 느끼며 살아갑니다.
소중한 일상, 그곳에서 얻는 행복과 배움을 공유합니다.

Ep26. 너에게 보여주고 싶은 것








아이랑 함께

밖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다 보니

나도 차분하게 자연을 관찰하는 시간이 많아졌고

재밌어졌다.      


파란 하늘에 뭉게뭉게 떠있는 구름들.

짙어져 가는 붉은 계열의 노을.

그리고 나뭇잎의 .

먹지 못하는 열매의 생김새,

꽃의 암술과 수술 부분에 묻어있는 꽃가루,

초록색 거미몸에 검은색 줄무늬 등..              

 

아. 내가 점점 늙는 건가?

점점 자연물이 좋아지네?ㅋㅋ

라고 느껴지기도 한다.     


어쨌든, 아이를 하원시키러 가는

그 짧은 구간에도

관찰할 거 투성이다.


어제는 초록색이었던 잎이

점점 윗부분부터 노란색으로 변해있었고

못 봤던 감나무도 보다.     


“얼른 아이한테 보여줘야지!”

하고, 아이랑 하원길에 내가 발견했던 것들을

자랑하듯이 보여준다~     


“딸~이거 봐~~ 엄마가 발견했지!

감이 이제 익었어!! 먹어도 되겠어!!”     


“누가 먹어?”     


“음, 새가??”    


“새야~먹어라~~”     


이런 일이 잦아지자

아이도 어느 순간 날 따라 했다      


“엄마, 나도 보여주고 싶은 게 있었어!”     


그냥 당장 눈앞에 있는걸

보여주는 거 같기도 하지만

이유를 붙이는 그 마음이 너무 이뻤다.      


“엄마 이쁜 거 봐~,

엄마 이쁜 거 좋아하잖아~”

라고 얘기하며     


단풍이 진 나무도 보여주고

나뭇가지도 보여주고

꽃도, 버섯도 보여준다.     


이제야 보이는 아름다운 것들.

나는 학창 시절에 놓쳤던

주변에 놓인 수많은 것들.


아이가 커서도,

자연이 주는 아름다움에 위로받을 수 있도록,     

하늘도 보고, 땅도 보고, 나무도 보면서

시간을 보내고,

그렇게 무럭무럭 자라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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